반기문 "식량 원조로 성장한 한국, 이제 세계 기아 도와야"
WFP 행사서 축사…비슬리 총장 "한국은 식량원조 모범사례"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한국은 식량 원조를 받을 정도로 가난했다가 이제 다른 나라를 도와줄 만큼 성장한 유일한 나라"라며 "이제 세계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주최로 열린 '제로 헝거(Zero Hunger)를 위한 동행'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50여 년 전 WFP와 UN 등 국제 사회가 우리나라에 곡식, 음식, 교과서, 장난감 등을 원조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이제 극도의 가난에서 벗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고 짚었다.
반 전 총장은 "국경 너머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여전히 배를 굶주리고 안전한 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그들을 위해 우리의 번영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는 6천500만 명에 달하는 난민도 있다. 유엔에서 일하는 동안 세계 리더들에게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달라'고 요청했던 바 있다"면서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아무도 뒤에 남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WFP 한국사무소는 이날 행사에서 WFP가 한국에 1964년부터 20년간 식량 등을 원조한 역사와 이후 WFP의 공여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변화 모습을 담은 '히스토리 북'을 공개했다.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은 자신의 부친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고 밝히면서 "전쟁을 겪었던 한국이 세계 원조를 통해 이제 이만큼 성장한 것을 축하하려고 왔다"면서 "한국은 20년 만에 WFP 원조를 졸업한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는 아직 너무 많은 어둠과 갈등이 남아있다"면서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일은 사람들을 결속시킨다. 함께 세계 기아를 퇴치하는 일에 도전하자"고 요청했다.
반 전 총장과 비슬리 사무총장은 함께 행사에 참석한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WFP 홍보대사 배우 장동건 씨 등과 함께 세계 기아 지도 위에 서명하며 기아 퇴치 달성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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