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으로 초목 상태까지 뒤져"…북핵비밀 밝히는 연구자들
WP, 美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팀 소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온라인에 공개된 공개출처정보(Open Source Intelligence)가 북한 핵·미사일 기술 발전을 추적하는 유용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기술 발전으로 연구자들이 북한의 핵 비밀을 알아낼 수 있게 됐다며 전문가들이 공개출처정보를 활용해 북핵을 분석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국 언론 및 분석기관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고체연료 엔진은 액체연료 엔진보다 연료 주입시간이 짧아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주목을 끄는 사안인데, 북한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어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는 분석에 들어갔다.
이 연구소의 데이브 슈멀러 연구원과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 팀은 매일 지구 사진을 찍는 업체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근적외선 이미지를 활용했다.
이들은 10월 중순 며칠간 촬영된 기존 엔진 실험장 사진을 샅샅이 뒤졌다. 근적외선 이미지로 촬영지의 초목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구분해 같은 방향으로 상당한 열과 힘이 가해진 흔적을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연구소는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이들은 근적외선 위성 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부품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이로부터 8개월 후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 시험을 했다.
북한 정부가 핵·미사일 실험 성공을 선전하면서 공개하는 사진과 영상도 연구자들에겐 귀중한 자료다.
영상이 있으면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미사일이 얼마나 빨리 발사되는지 측정해 추진력을 계산할 수 있다.
사진을 통해서도 미사일 무게와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발사되는 미사일에서 나오는 불꽃의 색은 엔진 연료가 액체 고체연료인지 알려준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 덕분에 과거 정보기관 영역이었던 종류의 일을 민간 전문가들이 할 수 있게 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철벽같은 나라인 북한도 속속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과거에는 정부가 뭔가를 말하면 믿을수 밖에 없었고, 이라크 전쟁도 그렇게 치러졌다"며 "핵과 미사일 기술에 관한 활발한 공개 토론이 더 나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우리를 움직이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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