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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탄핵절차 오늘 개시…37년 장기집권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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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탄핵절차 오늘 개시…37년 장기집권 끝나간다

집권당 주도 탄핵안 추진…상·하원서 3분의 2 찬성 때 가결

이르면 이틀 내 직무 정지 가능성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국민 다수와 여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는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집권당의 탄핵절차 착수로 37년간의 장기집권도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

짐바브웨 일간 '데일리뉴스'는 21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의회 의원들이 오늘 탄핵을 추진하면서 무가베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탄핵을 주도하는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 소속 의원 230명은 전날 밤 의원 총회를 열고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조치는 ZANU-PF가 제시한 최후통첩 기한인 전날 정오가 지나서도 무가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이뤄진 것이다.

무가베 대통령으로부터 이달 초 전격 해임된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이번 탄핵안 추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19일 집권당의 새 대표로 추대됐으며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짐바브웨의 주요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도 이미 대통령의 탄핵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이날 오전 주간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짐바브웨 공보장관은 "장관들이 오늘 내각 회의에 참석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해 정상적으로 회의가 진행됐는지는 불투명하다.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탄핵 절차는 짐바브웨 상·하원 양원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를 검토하면서 시작된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양원에서 표결에 부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무가베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MDC 주축의 야당이 그의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짐바브웨 상·하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집권당 내에서 무가베의 탄핵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해 탄핵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탄핵 절차는 빠르면 이틀이면 완료돼 이르면 22일께 무가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무가베 대통령이 탄핵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경우 몇 주간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짐바브웨 헌법이 규정하는 대통령 탄핵 사유는 심각한 위법행위를 했거나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 헌법을 시행하거나 수호하기를 거부한 경우,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상태 등이다.

집권당은 통치 권한이 없는 부인에게 권력 이양 시도, 영부인의 부통령과 공무원 모욕, 헌법 미준수, 국정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고령 등을 탄핵 사유로 들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헌법에 따라 다음 대통령 선거 때까지 펠레케젤라 음포코 제2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 56세에 초대 총리에 오른 뒤 37년간 장기 집권한 세계 최고령 지도자 무가베는 41세 연하 부인 그레이스(52)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는 '부부세습'을 시도했다가 역풍을 맞아 탄핵 위기를 자초했다.

무가베의 개인비서이자 타자원 출신인 그레이스는 최근 그의 강력한 후계자를 자임하고 나서면서 권력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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