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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사로잡지 못한 멜로 드라마들…1%대까지 추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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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사로잡지 못한 멜로 드라마들…1%대까지 추락도

남녀 주인공 조화 부족하거나 빈약한 스토리로 시청층 확대 실패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각 방송사가 선보인 멜로 드라마들이 가을 사냥에 실패했다.

일단 불이 붙으면 다른 장르보다 손쉽게(?) 시청률 사냥을 할 수 있는 게 멜로 드라마지만, 최근 선보인 4편의 드라마는 화려한 캐스팅에서 몇 발짝 더 나가지 못한 채 잇따라 막을 내리고 있다.

소소한 에피소드, 순간적인 재미, 찰나의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기는 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시청층 확대에 실패했고, 심지어는 시청률이 1%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 청춘스타들, 시청률 5%가 어려워

SBS TV 월화극 '사랑의 온도'는 한두 회 10%를 넘기기도 했지만 잠시 반짝이었다. 이후에는 5~7%를 유지하다 21일 막을 내렸다. 그나마 5%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아 4편의 드라마 중 가장 성적은 좋다. 하지만 동시간 방송되는 KBS 2TV '마녀의 법정'은 10~11%를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졌다.

MBC TV 월화극 '20세기 소년소녀'는 1%까지 추락했다. 출발부터 2~3%의 시청률에 머물더니 지난 20일에는 1.8%-2.1%를 기록하며 1%대까지 추락했다. 지상파 드라마의 굴욕이다.

지난 18일 끝난 JTBC 금토극 '더 패키지'도 2%대 시청률에 만족해야 했다. tvN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4편 모두 청춘스타들이 주연을 맡았다. 서현진-양세종, 한예슬-김지석, 이연희-정용화, 정소민-이민기는 각각 자신들의 팬들을 발판 삼아 인터넷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인터넷 화제가 시청률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 남녀 주인공의 화학작용 아쉽네

멜로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조화가 작품 성패의 팔 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다른 작품에 비해 캐스팅이 중요하다. 특이한 내용이나 설정, 장치로 승부할 수 있는 다른 장르와 달리 멜로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조화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한다.

'사랑의 온도'는 서현진-양세종의 조화에 실패했다. 시청자는 서현진과 양세종을 각각 열성적으로 응원했지만, 정작 커플에서는 서현진-양세종보다 서현진-김재욱에 표를 줬다. 후자가 남녀 배우의 화학작용상 더 어울리는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의학드라마를 표방했지만 멜로드라마로 끝난 MBC TV '병원선'도 마찬가지. 드라마가 엮었던 하지원-강민혁 커플을 시청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병원선'은 좌초했다. 배우들이 각자 열심히 연기하는 것과 멜로의 조화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사랑의 온도'와 '병원선'은 보여줬다.

'더 패키지'의 이연희-정용화는 끝까지 불이 붙지 않아 미지근한 채로 드라마를 끝냈고, '20세기 소년소녀'의 한예슬-김지석은 상큼한 비주얼의 장점을 멜로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정소민-이민기 커플이 응원을 받고 있는 편. 계약결혼에서 출발한 이들이 진짜 사랑에 빠지는 호흡이 시청자를 끌어들이면서 이 드라마는 시청률 4%를 넘기기도 했다.






◇ 빈약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스토리

서현진은 지난해 '또 오해영'을 통해 케이블인 tvN에서 시청률 10%를 넘겼지만, 정작 지상파인 SBS에서 방송되는 '사랑의 온도'에서는 맥을 못췄다.

'또 오해영'은 서현진-에릭 조합이 큰 호응을 얻은 동시에, 시청자들이 남녀 주인공의 연애가 궁금해 몸이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랑의 온도'는 초반 몇회 이후에는 더 이상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았다. 이미 보여줄 패를 다 보여줘 이후에는 별 내용 없이 굴러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날씨는 점점 추워졌지만, '사랑의 온도'의 수은주는 시청자의 마음을 데워주지 못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MBC 파업에 따른 제작 차질과 방송사의 잦은 편성 변경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고, 정체성 설정에도 실패했다. 주인공들이 '안구정화' 커플이긴 하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배우들이 10대 소년소녀의 감성에 매달리는 통에 괴리감을 안겨줬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려고 했다면 영상미나 감성에 더욱 힘을 줬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

사전제작으로 지난해 완성된 '더 패키지'는 가을 감성에 어울리겠다는 판단에 해를 넘겨 10~11월 방송했지만 드라마가 담아낸 감성 자체가 깊지 않았다. '힐링 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고, 프랑스에서 찍은 예쁜 풍경으로 승부를 걸었으나 주인공들의 멜로가 풍경에 미치지 못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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