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폐교한 제주 신흥분교 다시 문 열 수 있을까
이석문 교육감 "주민·학부모 뜻 모인다면 적극 고민"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7년 전 폐교한 제주시 조천초 신흥분교 문을 다시 열어 침체한 마을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제35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손유원 의원은 "학교 폐교 후 신흥리는 급속도로 초고령화되고 있다. 청년회도 운영하지 못할 정도고, 마을에 어린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마을 공동체의 문화와 전통, 추억이 사라질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1965년 신흥국민학교로 개교한 뒤 학생 수 감소 등으로 1983년 분교가 된 신흥분교는 2010년 폐교, 현재 다문화교육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신흥분교 폐교 후 2010∼2012년 통폐합이 논의되던 풍천초, 수산초, 가파초는 위기에서 벗어난 뒤 지역 주민과 교육당국 등의 노력으로 학생 수가 2012년 29명, 25명, 4명에서 올해 기준 56명, 72명, 10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손 의원은 "당시 통폐합되지 않은 학교들은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 이뿐 아니라 신흥분교와 같은 조천읍에 있는 선흘분교는 학생이 4년 전 10여명에서 60여명이 됐고, 교래분교도 21명까지 늘어났으며 이주민 학부모들도 여럿 있다"며 신흥분교 폐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 의원은 감정이 북받친 듯 한동안 울먹이다 "마을이 사라지는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한 방법은 분교를 살리는 것"이라며 "사회와 학교는 공동운명체다. 사회에 학교를 세우고 육성,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듯 학교도 사회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극복시켜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신흥분교는 과거 출향 재일동포들의 도움으로 지었다. 한 아이, 한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달라는 마음으로 세운 학교인데 폐교해 가슴 아프다"며 "교육감 역점정책인 소규모학교 살리기에 부응하고, 마을도 살리고, 어린아이들의 통학 불편도 덜 수 있는 등 학교 문을 열 명분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현재 신흥리의 학생 수를 조사해보니 조천초에 17명, 유치원에 1명, 함덕초에 2명 등 총 20명이 있으며 학교 부근에 여러 주택이 들어서고 있어서 인구유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석문 제주교육감에 신흥분교 문을 다시 여는 것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한 학년에 8명 미만이 되면 통합학급을 운영해야 하는데, 학년당 8명씩 6학급이 운영될 수 있다면 분교 고려를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수산초, 풍천초 등은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민과 학부모 뜻이 모이고 요구가 있다면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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