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 물갈이 중반전…내부승진 vs 낙하산 '팽팽'
19일 우리은행 회추위…20일 KB금융 이사회·농협금융 임추위 열려
24일 생보협회 첫 회추위, 27일 은행연합회 이사회…차기 회장 윤곽 드러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박의래 김경윤 기자 = 금융권 수장의 '물갈이'가 중반을 넘어감에 따라 후임자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는 처음으로 내부승진이 되는 곳도 있고 다른 일부는 외부 '낙하산' 인사가 들어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014년 내부 갈등으로 불거진 'KB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해온 윤 회장에게 3년의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단, KB금융[105560]과 국민은행 간 분리 경영에 따라 윤 회장은 KB금융만을 이끌고, 국민은행은 허인 신임 행장이 맡기로 했다.
우리은행[000030]은 전날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행장의 후보군을 10명 내외로 추렸다. 후보군에는 우리은행의 전·현직 임원뿐 아니라 외부인사도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행장 선임 당시에는 후보군을 내부 인사로 제한했다가 이번에 외부로 문호를 개방함에 따라 외부인사가 올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지만 현재 행장 업무를 대행하는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장을 비롯한 쟁쟁한 내부 인사가 있어 외부인사가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이날 오전 임추위를 열고 행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일정과 절차 등을 논의했다.
차기 행장은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과 이경섭 현 행장 모두 지주 부사장에서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온 전례에 비췄을 때 내부 인사가 올 것으로 당연시된다.
앞서 SGI서울보증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김상택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로 결정했다.
서울보증의 전신인 대한보증보험이 창립된 1969년 이래 내부 인사가 서울보증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서울보증 노동조합은 김 후보자가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강행한 '적폐 인사'이자 현 대통령과 학연에 의한 '정실 인사'라며 사장 선임에 반대했다. 일종의 '내부 낙하산'이라는 이야기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이다.
주요 금융협회 중 가장 먼저 차기 회장을 결정한 손해보험협회는 장관급 외부인사를 영입해 '낙하산' 논란을 야기했다.
재무부 출신인 김용덕 신임 회장은 2008년 금감위원장을 끝으로 10년 가까이 관직을 떠나 야인 생활을 해오다가 손보협회장으로 다시 옴에 따라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은 회추위 첫 회의를 여는 생명보험협회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인 은행연합회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협회는 24일 회추위를 열고 차기 후보군의 자격 요건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주요 후보자가 없으나 손해보험협회장과 '격'을 맞추기 위해서 관료 출신 인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모두 지난번에 차기 회장을 민간 내부 출신에서 뽑았다가 이번에 다시 관 출신으로 선임하게 된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정기 이사회 때 차기 회장의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사들 의견이 갈릴 경우 이 자리에서 복수로 후보 명단을 결정하고 나중에 다시 한 번 최종 후보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홍재형(79) 전 부총리,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등 외부 관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모피아 올드보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민간 출신인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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