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산성터에 영남권 최대 원형 집수지 확인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 연제구 배산 일대에 쌓은 배산성 터에서 영남권 최대의 원형 집수지(集水址)가 확인됐다.
집수지는 성안에서 빗물 등 물을 모아놓고 사용하는 인공연못 터를 말한다.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배산성 터 북문 일대에서 발견된 집수지 2곳을 발굴 조사한 결과 1호 집수지는 직경 9.5m, 깊이 3.2m 규모며 2호 집수지는 직경 13m, 깊이 4.6m로 영남권에서 확인된 신라 산성 집수지 가운데 최대규모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대인 충북 청원 양성산성의 원형 집수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집수지는 축조 당시 품(品)자형 호안석축 쌓기 기법 등 다양한 고대 토목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1호 집수지는 바닥을 방사선상으로 구획해 판석을 깔았고, 2호 집수지는 연약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점토를 두껍게 층 다짐하는 공법을 사용했다.
두 곳의 집수지 내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로 추정되는 그릇과 항아리 등 생활용 토기가 다량 출토됐다.
2호 집수지는 인근의 건물이 일시에 무너진 듯 포개진 토기와 함께 기와 수백여 점이 나왔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삼국사기에 신라 경덕왕 16년(757년) 12월에 거칠산군을 동래군으로 개명했다는 기록이 나온다"며 "이번에 출토된 유물 대부분이 7세기 것으로 확인돼 배산성이 동래군이 설치되기 전인 거칠산군의 감영이 있던 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박물관은 27일 오전 10시 배산성 터에서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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