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은주 영하권 '뚝'…움츠린 등산객·즐거운 스키어
꽁꽁 언 유명산·관광지 '한산' vs 겨울시즌 돌입 스키장 '북적'
(전국종합=연합뉴스)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지난 주말까지 유원지와 유명산, 축제장으로 이어진 나들이 행렬은 강추위에 주춤했지만 스키장들은 하나둘 문을 열고 본격적인 겨울시즌에 돌입했다.
이날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은 등산객들은 막바지 가을 산행을 즐겼다. 지난 12일에는 2만6천여 명이 찾았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이날 방문객은 7천600여 명에 그쳤다.
속리산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 수도 불과 일주일 만에 1만2천여 명에서 4천2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리산과 가야산 등 국립공원과 수도권의 마니산, 계양산, 광교산, 용문산 등 평소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산들도 모처럼 한산했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는 지난 주말의 절반 수준인 2천500여 명이 입장했다. 이들은 대청호 주변에 조성된 대통령길을 둘러보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인천대공원과 월미공원 등 주말을 맞아 가까운 야외 유원지를 찾던 시민들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강추위가 시작되면서 스키장에는 부지런한 스키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원도의 스키장 8곳 가운데 3곳은 지난주 또는 이번 주말 문을 열고 이들을 반겼다.
평창 용평스키장에 1천800여 명이 몰렸고 휘닉스파크와 하이원 스키장에서도 스키어, 스노보더들의 설원 질주가 펼쳐졌다.
폐장을 앞둔 축제장들은 막바지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제24회 광주세계김치축제' 마지막 날 광주김치타운은 김장김치를 담그고 김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부대행사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외국인들은 김치 버무림 체험을 하며 한국의 맛을 느꼈고 가족 단위 방문객은 유명 셰프의 요리쇼와 김치 경매전 등을 즐겼다.
평창올림픽 성화가 도착한 여수 지역 곳곳에서는 올림픽 성화의 행렬을 구경하려는 시민들이 길거리를 채우면서 쌀쌀한 날씨에도 열기가 돌았다. 성화는 시민들의 환호 속에 여수 소호요트장을 출발해 돌산공원에서 동백꽃으로 장식한 해상케이블카 '동백꽃가마'를 타고 자산공원에 도착한 뒤 엑스포 디지털갤러리에 안치된다.
'한국인의 본향, 고창 국화축제'가 열리는 고창 고인돌공원 일대도 관광객들로 붐볐다. 건각 4천여 명은 '제15회 고창 고인돌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건강을 과시했다.
서울 송파구와 노원구에서도 마라톤대회가 열려 시민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땅을 구르며 경기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극장 등에는 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최근 잇따라 개점한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이케아 고양점은 주말 내내 인파로 북적였다.
나들이 행렬이 주춤하면서 서울∼양양고속도로 일부 구간 등을 제외하고 전국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설악산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졌고 전북 무주군, 경기 연천군 등도 각각 영하 15.2도, 영하 13.4도를 기록했다.
수도권 곳곳에서는 눈이 내렸고 제주도 한라산에는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려 상고대가 은빛 설원을 만드는 등 전국에서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권숙희 김동철 심규석 이상학 박철홍 윤태현 장영은 최종호 한종구 황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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