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프리카 파병 둘러싸고 논란…"아이티와 달라"
국방장관 1천명 파병 시사…"국민 동의 어렵고 테러 목표 될 수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정부 내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유엔평화유지군에 파병을 추진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하울 중기만 브라질 국방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중아공에서 활동하는 유엔평화유지군에 대한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만 장관은 파병 규모가 1천 명 수준이 될 것이며, 의회의 승인 절차를 고려하면 파병이 내년 중반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 내에서는 아직 이에 관해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8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외교부와 법무부는 파병에 대한 국민 동의를 얻기가 어렵고 파병 후 브라질이 국제테러조직의 목표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낯선 중아공에 배치된 브라질 병력이 테러조직의 목표가 되면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장-피에르 라크로아 유엔 평화유지 담당 사무차장은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이 중아공 유엔평화유지군에 참여하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은 중미 아이티에서 유엔평화유지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브라질군이 새로운 임무를 맡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2004년 2월 29일 아이티에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같은 해 6월 1일 설치된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해 왔다. 이후 브라질은 임무가 종료된 지난 8월까지 3만6천여 명의 병력을 아이티에 교대로 투입했다.
브라질의 아이티 파병은 19세기에 벌어진 파라과이 전쟁(1864∼1870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티와 중아공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며 파병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아이티에 대해서는 현지 상황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으나 중아공은 그렇지 않다"면서 파병에 따른 재정부담과 인명피해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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