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영어교사 채용 놓고 中-필리핀 갈등
中 "영어 원어민 자격 인정 못 해" vs 필리핀 "교사자격 충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필리핀 인력의 중국 송출 협상을 벌이는 양국 정부가 필리핀인의 영어교사 채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자국 인력이 중국 내에서 영어교사로 채용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비자를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통상 필리핀 인력은 다른 나라에 가사도우미나 건설 인력 등으로 많이 송출되지만, 영어교사로 채용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적 지위와 더 많은 임금을 누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필리핀인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9월 공포된 관련 법규에 따르면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나라의 국민이 중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자 할 경우 영어권 국가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고, 2년 이상 영어교사 경력을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해 필리핀 측은 "필리핀의 공식 언어가 타갈로그어이지만, 대부분의 직장과 학교에서 영어를 공용어처럼 쓰고 있다"며 필리핀인이 영어교사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일하는 필리핀인은 영어교사보다는 가사도우미가 훨씬 많으며, 이들은 대부분 최장 14일의 관광비자로 들어와 불법체류하고 있다. 중국 내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도미나도르 사이 필리핀 노동고용부 차관은 "중국이 10만 명의 필리핀인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취업난 등으로 인해 그 실행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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