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신분증 복사해 18개 상품 가입…8천500만원 부당수령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타인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고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낸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 위반)로 박모(59)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피해자 6명의 명의로 156회에 걸쳐 총 790일 입원하고 보험금 8천500만원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2010년 8월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구인 광고를 내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들의 신분증을 복사하는 수법을 썼다. 타인 신분증을 훔치고는 피해자 명의로 11개 보험사의 상해보험 상품 18개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 1명인 A씨는 자신이 가입하지도 않은 보험사로부터 2012년 2월 보험금 200만원 반환 청구소송을 당하자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당시 박씨를 지명수배했다가 올해 7월 체포했다. 피해 액수가 200만원으로 소액이어서 박씨는 조사 후 석방됐으나 추가 범행 혐의가 포착됐다.
박씨는 그간의 미제 사건을 확인한 경찰이 재차 출석을 요구하자 다시 피해자 명의로 입원해 도피했다가 지난 10일 병원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입원에 앞서 병원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상담하며 피해자 이름을 각인시킨 후에야 나타나 '내가 전화했던 그 사람'이라고 말해 병원 측이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의 여죄를 캐는 한편 그가 입원했던 병원들을 대상으로 방조·묵인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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