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로 성형외과 예약 줄줄이 취소…지진방재용품 관심↑(종합)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생존배낭' 인증사진 잇따라
여학생들 "생리 미루려 피임약 먹어야 하나" 고민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김예나 이효석 최평천 기자 = "평상시에는 쿠션 또는 등받이로 사용하다가 지진이 나면 머리에 써 낙하물로부터 머리와 어깨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경북 포항에서 국내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큰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6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재난대비 안전용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가마카 공업주식회사가 제작한 지진방재 모자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사이즈에 따라 2만3천∼2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모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져서 지진이 나거나 화재가 발생해 건물 밖으로 대피할 때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이메일로 이 제품 홍보를 시작했으며, 이날 오전 11시까지 24개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은 해당 제품을 MD(상품기획자) 추천상품으로 메인화면에 걸어놓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한 일본제품 구매대행 사이트도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진방재 모자 사진을 올려놓고 구매를 원하면 연락을 달라고 해놨다.
경기도주식회사가 지난 8월 출시한 시계 모양의 재난대비 키트 '라이프클락'도 관심을 끌고 있다.
키트 안에는 조명봉과 집광판, 호루라기, 보온포, 압박붕대, 구호요청깃발 등 5가지 기초구호용품이 들어있으며, 평상시에는 탁상시계로 쓸 수 있게 디자인됐다. 라이프클락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한 이 회사의 1호 기획상품으로 3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에는 전날부터 라이프클락을 구매하고 싶다거나 위탁판매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날 지진을 느끼고 두꺼운 점퍼와 '생존 배낭'을 챙겼다는 인증사진도 여럿 올라와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작년 경주 지진 때 집이 흔들리는 걸 느끼고 싸뒀던 배낭을 다시 정비했다"면서 "다른 분들도 '설마' 하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하시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지진 때문에 수능이 연기되면서 성형수술 예약도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수능 연기로 예정된 성형수술을 받지 못하거나 미뤄야 한다며 아쉬워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한 수험생은 커뮤니티에 "수능 끝나고 쌍수(쌍꺼풀 수술)하려고 했는데 또다시 기다려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수능 다음 날인 17일에 예약을 했다 미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트위터에도 "17일에 성형외과 예약 잡아놨는데 (어쩌나)" 하고 고민하는 트윗이 다수 게시됐다.
일부 여자 수험생들은 생리일을 수능일과 겹치지 않게 조절하려고 피임약을 먹어야 할지 인터넷 공간에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수능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일주일 넘게 피임약을 복용했는데 계속 먹어도 될지 불안해했다.
한 여학생은 "열흘 전부터 피임약을 먹었는데 다음 주까지 피임약을 먹어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졌고, 또 다른 학생은 "생리 예정일이 23일인데 오늘부터 먹으면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수험생들이 몰리는 온라인 카페에도 비슷한 고민이 다수 올라왔다.
한 학생은 "수능 연기 때문에 버린 책을 도로 찾아야 하고 피임약까지 먹어야 할 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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