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에 포항 수험생·학부모 '당황'·'안도' 교차
재수생 "수험서 다 버려"…학부모 "심리 안정이 중요"
(포항=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강진으로 수능시험이 1주일 연기되자 포항지역 교사와 수험생, 학부모는 "당황스럽다"거나 "다행이다"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포항 모 고교 교사 A씨는 "정부 방침에 동의하나 수능이 갑자기 연기돼 당황스럽다. 일주일간 문제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다"며 난감해 했다.
재수생 B씨는 "수능 말고도 논술, 면접 등 대입 일정에 맞춰 열차표도 예매하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며 "대학들이 일정을 조정하겠지만 모든 준비를 다시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또 다른 재수생 C씨는 "보통 시험 전날 학원에 책을 버리는데 1주일간 뭘 보고 마무리 공부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 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시험 연기가 다행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포항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학생이 집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당장 내일 고사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험을 강행하는 것은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내 한 고교 3학년 학부모 D씨도 "아이들이 지진이 또 날까 봐 불안해하는 만큼 시험을 연기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부 수험생은 수능 연기 소식을 듣자마자 부모와 함께 대구, 부산 등으로 거처를 옮겨 마무리 공부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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