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국가연구비 횡령 혐의로 검찰에 피소
IBS 단장 시절 미국 집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출장비 결제하다 적발
지난달 IBS 단장직서 해임…서울대측 "지금 단계서 징계 검토안해"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최평천 기자 = 서울대의 저명한 교수가 최근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직에서 해임되고 검찰에 고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IBS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지난 2011년 11월 설립된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관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총 28개의 연구단으로 구성됐다. 올해 기준 총 연구비는 2천여억원이며 연구단별로 평균 70여억원이 배정돼 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IBS는 자체조사를 통해 A 연구단장의 연구비 유용을 확인하고 지난달 단장직에서 해임한 데 이어 이달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IBS 연구단장직은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보유한 과학자가 선정되는 자리로, 연구단 인력구성, 세부 연구내용, 예산배분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진다.
IBS는 단장이었던 A 교수의 연구비 카드 결제 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출장비를 결제한 사례가 유독 많은데 주목했다.
조사 결과 A 교수가 예약한 숙소 중 대부분이 미국 동부에 있는 A 교수 부부 공동명의의 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수가 본인 집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하는 수법으로 출장비를 횡령한 것으로 IBS는 보고 있다.
이렇게 쓴 출장비가 정확히 얼마인지, 그 돈을 개인이 유용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IBS측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출장비로 쓴 연구비는 도합 4천만원 정도로 확인됐다.
A 교수는 해외에서도 연구업적을 인정받을 정도로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학자로 과학계에 잘 알려져있다.
IBS는 "이번 일에 대해 이미 조처를 끝냈다. 연구비는 앞으로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A 교수가 IBS에서 횡령 혐의로 해임된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서울대가 아니라 IBS에서 일어난 일이고, 지금 단계에서 학교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A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혐의 내용 등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않고, 검찰 고소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내가 확인해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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