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대표팀…성장하는 구창모 "롤모델은 양현종"
"양현종 완봉승하는 순간 소름 돋았다…언젠가 맞대결했으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이제 스무 살인 투수가 포스트시즌을 2년 경험하고 태극마크까지 달기는 쉽지 않다.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20)는 프로야구 1군 데뷔 2년 차에 값진 경험을 많이 한 편이다.
올해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7승(10패)을 쌓았고, 작년 한국시리즈와 올해 플레이오프까지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 섰다.
그리고 "꿈이었다"는 야구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재능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매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구창모는 '선동열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합류해 14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구창모는 대표팀 연습경기에서 2차례 불펜으로 등판해 총 4이닝을 무실점을 막아내며 일본전 '히드 카드'로 떠올랐다.
국제대회, 그중에서도 주목도가 높은 한일전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구창모는 과거 인터뷰에서 종종 대범함을 보여주고는 했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칠 때 "잠실에서 하면 야구하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구창모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팀 홀드를 기록했다. 당시 김재환과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눈길을 끌었다.
구창모는 "그날은 경기 시작 전부터 컨디션이 좋아서 코치님께 경기에 내보내 달라고 어필했었다"며 코치에게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열정을 다스리지 못해 마운드에서 볼넷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는 "불펜에서는 제구가 좋았는데, (응원 열기에) 덩달아 들떠서 절제가 안 될 때가 있다"며 "포스트시즌을 하면서 자신감이 너무 넘쳐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더 멋져 보인다.
구창모는 "제 롤모델은 양현종"이라고 밝혔다. 구창모와 양현종은 왼손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구창모는 "가족과 TV로 한국시리즈를 봤다. 2차전에서 양현종 선수가 완봉승을 거두는 것을 봤다. 가족 모두 소름이 돋았다. 엄마, 아빠, 형이 '너도 저렇게 해보라'라고 했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답했다"며 웃었다.
또 "세리머니를 너무 멋지게 하시더라. 포수에게 빠져 앉지 말라고 하신 것도 멋졌다. 나도 나만의 구질을 선택할 수 있는 확신을 하고 싶다"며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한 경기를 책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우상은 우상이고, 승부는 승부다.
구창모는 "언젠가는 양현종 선배와 한 번 맞대결했으면 좋겠다"며 "질 수는 없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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