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방어는 옛말'…강원도 방어가 뜬다
한반도 연근해 수온 변화로 주산지 바뀌어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겨울철 횟감으로 인기가 많은 방어의 주산지가 바뀌고 있다.
원래 방어는 매년 11월 제주 모슬포항에서 방어 축제가 열릴 정도로 제주 연근해에서 많이 잡혔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인근 수온이 올라가면서 '강원도 방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14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방어 주산지였던 제주 모슬포 수협의 방어 입찰금액은 2012년 14억7천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억원으로 25.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 고성 죽왕수협의 방어 입찰금액은 9억4천만원(2012년)에서 24억8천만원(2016년)으로 163.8%나 급증했다.
원래 방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동해 일대와 남해 전역에서 어장을 형성하다가 늦가을 무렵부터 이듬해 봄 사이에 제주 모슬포 인근 마라도와 가파도 해역으로 남하해 어군을 형성하던 한류성 어종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한반도 인근 수온이 상승하면서 11월이 돼도 방어가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아예 강원도 연근해에 자리를 잡고 어군을 형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방어 어장을 형성했던 제주 연근해에는 방어 천적인 상어의 출몰이 빈번해져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제주와 강원 지역 간 방어 입찰금액 비중 변화를 살펴봐도 이런 현상이 눈에 띈다.
2012년만 해도 모슬포와 죽왕 수협의 방어 입찰금액 비중은 61 대 39로 제주 쪽이 훨씬 컸으나 2014년 모슬포 26.6 대 죽왕 73.4로 역전된 뒤 올해 1∼10월에는 모슬포 3.7 대 죽왕 96.3로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마트에서 거래하는 물량 구매선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마트의 경우 2012년까지만 해도 주 구매처가 모슬포였지만 주산지가 점차 북상하면서 2013년에는 제주도 북단에 있는 섬인 추자도로 옮겼다.
이후 2015년부터는 강원도에서 물량을 구매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100% 강원도에서만 방어를 들여오고 있다.
방어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생선회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어종 중 하나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4년 11∼12월 3억원 수준이던 방어 매출은 2015년 11∼12월 4억5천만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1∼12월에는 5억원까지 뛰었다.
올해 11∼12월에는 방어 매출이 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이마트는 내다봤다.
이마트 설봉석 수산 바이어는 "2015년 11∼12월만 해도 자연산 생선회에서 방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6.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수온 상승으로 인한 한랭성 어종의 산지 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어획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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