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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도·태평양 개념에 전략적 모호성 유지해야"

세종연구소 프레스포럼…"유연한 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제기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개념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3일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세종 프레스포럼' 발제에서 '인도·태평양' 개념과 관련, "우리의 전략적 이익을 모호성 있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 외교의 숙제"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6일 정상회담 이후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Indo-Pacific)'이라는 외교전략 개념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는 미·일의 '중국 포위'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많아, 우리가 동참할지를 놓고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위원은 "아직 트럼프 정부의 아시아 전략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며 "아직 우리가 이 개념, 전략의 형성에 있어 영향을 미칠 공간은 충분히 있다. 지금 단계에서 '참여한다, 아니다'라는 이분법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견해를 밝혔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도 "한국 정부가 섣불리 나서서 (이 개념과 관련해) 일본의 입장이냐, 미국의 입장이냐, 중국의 입장이냐를 말할 필요가 없다"며 "유연한 대응을 해나가면 아직 기회와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진 소장은 최근 한중 사드 합의를 계기로 논란이 된 한미일 안보 협력과 관련, "한국이 어느 수준까지 한미일 군사동맹을 할 것이냐와 관련해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정엽 위원은 북한이 60일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는 것을 전제로 미 국무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는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거론하며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를 통해 지난 9월 말 북한에 두 달 동안 도발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점을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 9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윤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북한이 약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이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는 발언을 했고,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와 상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우 위원은 "백악관과 국무부 사이에서 여전히 대북정책 접근에 대해 굉장히 큰 괴리가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내에서도 아직 일치된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것을 제공할지 한국과 중국이 12월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실장은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을 평창올림픽에 초청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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