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게스 그림자 마크' 특명 완수한 '깜짝 카드' 고요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하메스 로드리게스 밀착 수비
(수원=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한국이 2-1 승리를 거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숨은 수훈선수 가운데 하나는 고요한(FC서울)이었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평가전에서 고요한은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82분을 뛰었다.
이날 고요한에게 주어진 특명은 콜롬비아의 대표 골잡이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밀착 마크하는 것이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FC서울 경기를 보면서 고요한에게 농담 삼아 'K리그 보면 네가 가장 더럽게 공을 찬다'고 말하곤 했다"며 "하메스가 몸싸움을 싫어하기 때문에 고요한에게 가장 가깝게 맨투맨을 해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이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
경기 초반부터 고요한은 로드리게스에게 공이 갈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막아섰다.
패스를 받으려하거나 공을 잡으면 어디선가 빠르게 나타나 옆에 달라붙는 고요한을 로드리게스가 짜증 난 듯 쏘아보기도 했으나 고요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요한의 빠르고 끈질긴 수비에 로드리게스는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햇고 상당히 심기가 불편한 듯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신태용 감독은 "고요한에게 한 부탁이 100% 만족스럽게 완수됐다"며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는 고요한의 열세 번째 A매치 출전이다.
2009년 10월 세네갈과의 친선 경기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고요한은 지난 8월 선발된 신태용호 1기 대표팀에 2014년 이후 3년 만에 복귀했다.
9월 우즈베크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고요한은 이날 익숙한 오른쪽이 아닌 낯선 중앙에서 잠재력을 마음껏 펼치게 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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