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넘어 300ｍ 내달리다 신호대기 차량 덮쳐…운전자 사망
차량 5대 스치듯 지나가 아찔…운전자들 기겁, 대형참사 날 뻔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하마터면 출근길 대형사고가 날뻔했다. 충북 충주에서 발생한 비탈길 트레일러의 신호대기 승용차 충돌 사고 당시 상황은 아찔함 그 자체였다.
10일 오전 8시 18분께 충북 충주시 금릉동 한 도로.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25t 트레일러 운전기사 이모(48)씨는 화물을 살피기 위해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근 뒤 기어를 중립에 둔 채 트레일러에서 내렸다. 차를 잠깐 세울 생각에 별생각 없이 기어를 정지에 놓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씨가 트레일러를 세운 곳은 경사가 10도 정도 되는 가파른 비탈길이었다.
육중한 무게의 트레일러는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린 듯 이씨가 차에 올라탈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밑으로 움직였다.
통제 불능 상태에서 굴러가던 트레일러는 비탈길을 내려가면서 가속도가 붙어 질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교차 부근 도로는 출근 차량이 몰리면서 붐볐다. 첫 충돌 위기는 트레일러 앞을 지나가던 1t 화물차였다.
이 1t 화물차는 다행히 가까스로 트레일러 앞을 스치듯 지나가면서 화를 면했다.
이후 트레일러는 빠른 속도로 중앙선을 넘어 교차로를 향해 돌진했다.
이를 발견한 맞은편 차량 운전자들은 놀란 나머지 속력을 급하게 올리거나 방향을 틀어 위기를 모면했다.
뒤따르던 차들은 혼비백산, 충돌을 막으려고 급정거해 대형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대형 트레일러가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신호를 대기하던 카니발 승용차(운전자 황모·37)는 순식간에 조수석부터 들이받혔다.
그대로 이 카니발을 끌고 맞은편 도로까지 15∼20ｍ를 굴러간 뒤 인도에 설치된 시설물과 충돌하고서야 트레일러는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출근 중이던 카니발 운전자 황씨가 숨졌다. 트레일러가 브레이크가 풀려 구르기 시작해 충돌 사고가 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 초였다.
사고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CCTV를 확인한 경찰 관계자는 "하마터면 연쇄 충돌로 인해 끔찍한 출근길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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