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심이 관대한 처벌한 것으로 보여…판단 존중해 형량 유지"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법조 브로커'들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뒷돈을 챙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김성대 부장판사)는 10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모(59) 변호사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8천여만원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도 내렸다.
한 변호사 명의로 로펌을 운영하게 하거나 사건을 소개해주고 알선료를 챙긴 법조 브로커 신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을 유지했다. 다만 추징금은 1심에서 선고한 3억여원보다 조금 낮췄다.
당초 한 변호사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모두 항소했지만, 한 변호사는 항소를 취하했다.
재판부는 "한 변호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다만 1심에서 피고인을 위해 아주 관대 처벌한 것으로 보이고, 존중해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2013년 12월부터 작년 1월까지 신씨 등 법조 브로커 4명에게 명의를 대여해 독자적으로 법무법인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8천200여만원의 대가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법조 브로커로부터 사건을 소개받고 억대 알선료를 건넨 혐의도 있다.
자신이 대표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자금 4억5천여만원과 사건 의뢰인이 맡긴 공탁금 2천만원을 빼돌려 채무 변제 등 개인적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는다.
한 변호사는 2008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고 대형 로펌에 취업했다.
하지만 비상장주식과 건설 시행사업 등에 투자했다가 100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거액의 빚을 지자, 2013년 8월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마련한 뒤 고수익을 내기 위해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한 변호사는 재판장과 친분을 과시하며 민·형사 사건을 수임하고 소송 중에는 담당 판사의 휴가비나 옷값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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