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상장폐지 피하기' 플랜B 가동…6조원 자본확충 추진
제3자할당·공모증자·PC-TV 매각·스폰서 축소 등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SK하이닉스의 한미일연합에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키로 한 도시바(東芝)가 상장폐지를 피하려고 6천억엔(약 6조원) 자본확충이라는 '플랜B' 가동을 추진한다.
10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채무초과 상황을 회계연도 말인 내년 3월 말까지 해소하기 위해 다른 기업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자본확충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주식의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결정한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으로 반도체시장 경쟁 구도가 왜곡될 수 있다고 보는 중국 등의 독점방지법 심사에 시간이 걸리면서 매각 절차가 내년 3월까지 완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바는 다른 기업이나 펀드에서 출자를 받는 '제3자 할당증자'나 다양한 일반투자가로부터 출자를 모집하는 '공모증자'를 중심으로 6천억엔 모집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 측은 이러한 플랜B에 대해 주거래은행 등과 조정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관한 각국 심사 동향 등을 보면서 이르면 연내 자본확충 관련 최종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방송이 전했다.
이와 함께 도시바는 PC, TV 등 부진한 사업의 매각을 포함한 사업정리 방안도 밝혔다. 도시바에 PC는 일반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비재 산업의 간판 사업이었다.
마이니치신문은 10일 "도시바가 간판 사업인 PC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것은 경영상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한다"면서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상품화했지만, 현재는 중국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TV는 자체생산을 거의 중단한 상태이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 백색가전 사업은 중국기업에 매각을 마쳐 PC와 TV에서도 철수하면 도시바의 소비재 사업은 거의 없어지게 된다.
도시바는 사회인야구나 럭비 등 기업스포츠팀 운영도 정비한다. 본업과 관련성이 적은 TV프로 스폰서나 스포츠 지원도 예외 없이 경비삭감 대상으로 하는 등 쥐어짜기 경영에 나선 것이다.
한편 도시바가 9일 발표한 2017회계연도 상반기 중간결산에서 본업의 성적을 표시하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2.5배인 2천317억 엔으로, 중간결산으로는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90% 정도는 도시바메모리의 반도체사업에서 벌어들인 것이어서 도시바메모리가 모회사에 "마지막 효도를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종 손익은 도시바메모리 매각관련 세금 영향으로 497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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