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쓰러진 70대, 같이 탄 소방관·간호사 덕에 새생명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혼잡한 서울 시내 지하철 전동차에서 쓰러진 70대 남성이 우연히 퇴근길에 함께 타고 있던 소방관과 간호사 등의 기지로 목숨을 건졌다.
9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께 4호선 남태령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 안에서 7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어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객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 남성을 처음 발견한 시민은 지체 없이 가슴압박을 시작했다.
뒤이어 마침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있던 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 박용기(47) 소방장이 시민과 함께 가슴압박을 이어갔고, 남태령역 역무원이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와 도왔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소방관인 강남소방서 영동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김지웅(26) 소방사 등은 가슴압박과 전기충격을 했고, 같은 승객 가운데 한 명인 서울성모병원 소속 간호사는 맥박과 혈압을 확인했다.
생명이 오가는 위독한 상황에서 '천우신조'로 소방관, 구급대원, 간호사와 같은 전동차를 타 목숨을 구한 셈이다.
소방재난본부는 "환자는 현장에서 맥박과 호흡이 정상적으로 회복됐고, 뒤이어 도착한 서초소방서 방배119안전센터 구급대에 무사히 인계됐다"며 "환자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가슴압박을 한 시민은 그대로 지하철을 타고 떠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용기 소방장은 "구급대원으로 약 10년간 근무하며 익힌 감이 한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환자분이 꼭 쾌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웅 소방사도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가 탈 없이 퇴원하길 기원한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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