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기회의 땅'은 인도뿐…중소기업 진출 적기"
인도 경제 연 7∼8% 성장…정규직 임금 월 30만∼50만원
이양구 서울-인도 경제교류센터 대표 인터뷰
(델리=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구르가온에 서울-인도 경제교류센터를 연 이양구(56) 대표이사는 "앞으로 (한국 기업들에) 남은 대형시장은 인도밖에 없다"며 "지금이 적기이기 때문에 더이상 진출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인도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서울-인도 경제교류센터는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민간 기관이다.
센터가 문을 연 지난 8일(현지시간) 만난 이 대표는 "낙후된 모습과 가십거리 위주의 기사 때문에 인도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많지만, 인도 진출 기업인들은 초기에 고생은 했어도 고생한 보람이 있는 곳이라는 얘길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자신도 인도 생활에 매력을 느껴 눌러앉은 케이스다.
그는 2007년 현대자동차 델리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처음 인도에 왔다. 두 차례 주재원 생활을 하고선 재작년 현대차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삼성,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인맥과 경험을 통해 인도 정부에 접근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 연대해 인도시장을 뚫기 위해 경제교류센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 한인 기업인이 많기는 하지만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인도시장을 유망하다고 보는 이유는 경제가 고성장하는 데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IT산업을 적극 일으키려 하고 있어 IT 강국인 한국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는 매년 7∼8%씩 몸집을 불리며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13억 인구를 보유해 대형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디 총리가 부흥을 추진하는 인도 IT산업 규모는 연간 150조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모디 정부는 인도의 사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를 1년도 채 안 돼 130위에서 100위로 상승시켰다"며 "2020년까지 50위 안으로 진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영어를 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의 임금이 월 2만∼3만루피(한화 30만∼50만원)로 낮은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정부와 서울시를 향해 "일회성으로 지원할 게 아니라 꾸준히 기업과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센터 개소식 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인도 경제교류센터를 직접 찾아 지원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국내 기업이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에 들인 노력에 비하면 인도에선 그런 노력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아빈드 케지라왈 델리 수도직할지 주총리가 방한하면 시너지를 낼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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