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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향토음식] ③ '맛의 방주' 등재 성과…세계화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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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향토음식] ③ '맛의 방주' 등재 성과…세계화엔 미흡

'20선' 뽑고 음식문화축제·경진대회로 대중화 기틀

사라지는 해조류·토종작물은 향토음식 육성 걸림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다양하고 신선한 식재료와 최소한의 양념으로 원재료의 맛을 살린 건강한 밥상. 제주향토음식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지만, 제주도는 이를 상품화와 산업화로 연결하지 못하는 등 육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향토음식을 보전하고 전국,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방안과 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 제주도의 향토음식 육성 현주소

제주도는 2009년 '향토음식 육성 및 지원 조례'를 만들어 향토음식의 보전과 육성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만들었다.

제주 전통음식의 육성·발굴을 위해 향토음식을 지정하고, 향토음식 명인과 향토음식점을 선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해 뒤 김지순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원장을 향토음식 초대명인으로 선정했으며, 현재까지 도내 69개의 식당을 향토음식점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2013년에는 도내 향토음식의 계승 발전과 산업화를 위해 제주향토음식 육성 기본계획을 확정, 올해 말까지 추진하고 있다.

계획에 따라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해 제주의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스토리텔링과 표준 요리법 연구, 식재도감 자료수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품목을 넓혀 제주향토음식 20선을 선정, 요리법과 상차림을 소개한 책자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외에도 향토음식을 보존하고 발굴·육성하기 위해 향토음식 도록 발간, 제주의 맛 향토음식 홍보관 운영, 향토음식 요리교실 운영 등을 지원했다.

제주향토음식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제주음식문화축제, 청정 제주의 참맛을 겨루는 향토음식 경진대회 등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맛의 방주'(Ark of Taste) 등재 지원 사업을 벌여 지난해까지 꿩엿·강술·댕유지·제주재래돼지·재래감·다금바리·옥돔·오분자기·제주재래흑우 등 16가지가 최종 등재돼 전국 최다 등재를 기록했다.

맛의 방주는 세계 각 지역의 잊혀 가는 음식과 식재료들을 찾아내 목록을 만들고, 관심과 소비를 이끌어 가는 국제민간기구 슬로푸드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도는 현재 향토음식 테마별 투어상품 지도 제작과 제주음식 생활문화사 발간을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도는 제주향토음식 육성 1차 기본계획을 마무리하는 대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지는 2차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한다.







◇ 세계화·내실화 과제 산적

지난 5년간 제주향토음식을 발굴해 종류와 요리법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향토음식점을 지정하는 등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기는 했으나 여전히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불만이 많다.

향토음식점에 가더라도 전통 방식과 제주산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인지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뿐만 아니라 질도 좋지 않으면서 값을 너무 비싸게 받는다고 혹평을 하곤 한다.

종류는 많고 다양하지만 사실상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경쟁력 있는 메뉴 개발과 상품화로 연결하지 못해 흑돼지 스파게티, 흑돼지 피자, 딱새우 카레 등 제주의 식재료와 서구의 음식을 결합해 판매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번번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현재 제주의 향토음식점은 향토음식 그 자체가 아닌 음식점 위주로 지정하다 보니 다른 지역의 모범음식점과 다를 바 없다.

수입산을 쓰는지 제주산을 쓰는지, 메뉴와 품질의 완성도 등 향토음식점에 대한 행정의 관리가 뒤따르지 않아 사실상 방치 상태란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의원들은 지난달 제주도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양한 453종에 달하는 향토음식문화 자원과 청정 농수축산물을 보유하고, 해마다 1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등 강점이 있지만, 대표 향토음식 브랜드의 부재, 메뉴·품질·서비스 수준의 낙후성, 향토음식을 테마로 한 대표 축제·이벤트 부재 등을 약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향토음식의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심어주지 못하고 새로운 음식 개발에 뒤처지고 있다는 비슷한 평가를 수년째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로 인해 제주 연근해에서 사라져 가는 해조류와 점차 잊혀 가는 토종 재래 작물은 향토음식 연구와 발전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원장은 "과거 모슬포 구억리에서 나는 제주 토종 배추인 구억배추인 경우 수분이 많고 맛이 좋지만, 제주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전통음식을 하는 데 있어서 전통식재료를 살리지 않으면 전통음식의 명맥을 이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 재래종의 복원·재배·유통은 물론 향토음식점 종사자에 대한 재교육, 제주향토음식에 대한 정책적 관심 등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다른 전문가들은 "제주향토음식의 보전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며 "제주향토음식 육성을 위한 제주도의 1차 기본계획이 올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제주 맛의 세계화·산업화·내실화는 내년부터 이어지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의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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