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편의점에 나타난 천연기념물 수달 포획…"서식지 부족"(종합)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야생 수달이 서식지와 먹이 부족으로 부산 도심의 한 편의점에 나타났다가 포획됐다.
9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 29분께 부산 수영구의 한 편의점 창고에서 야생 수달이 발견됐다.
국내 수달 중 유일한 종인 유라시아 수달로 길이 약 1m의 성체 수달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은 그물망으로 수달을 안전하게 포획한 뒤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로 인계했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포획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해 치료센터에서 휴식을 취하게 한 뒤 자연 방사할 예정이다.
야생동물치료센터의 한 관계자는 "보통의 경우 포획된 곳으로 돌려보내는 게 맞지만, 이번 경우는 수영구 일대 온천천의 서식 환경이 수달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다른 곳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영구와 금정구 일대 수변공원과 온천천에서는 수달이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잇따랐다.
포획된 수달도 그동안 목격된 개체 중 하나로 추정된다.
전문가는 수달이 먹이와 서식지 부족에 시달리다 도심에 나타났을 것으로 본다.
최준우 한국수달연구센터 연구원은 "수달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급하면 곤충도 잡아먹는다"면서 "그런데 먹이가 없고, 도심 하천공사나 호안공사로 바위틈 같은 은신처가 사라지다 보니 서식지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대전, 대구 등 다른 지자체와 달리 부산에서는 아직 수달 서식지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고 인공서식지 조성사업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부산시가 수달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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