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 한국 국회 연설, 강경하면서도 감성적 호소"
"김정은에 직접 경고했지만 레드라인 긋지는 않았다…자극적 발언 없어"
"중·러에도 메시지…남북한 주민 삶 대비 연설 효과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연설에 대해 미 언론들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단호한 대북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경고장을 날렸지만,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파괴" 등의 도발적 언어를 쏟아냈던 과거에 비하면 긴장을 고조시킬만한 자극적인 발언까지는 내놓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 방송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 김정은에게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설은 그가 과거 '로켓맨'이라고 비웃었던 김정은을 겨냥한 노골적이고 날카로운 개인적 모욕이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북한을 많은 주민들이 절망 속에 놓여있는 실패한 국가로 묘사하며 김정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그의 호전적인 입장은 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국이었던 일본에서는 지지를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불안을 야기해왔다고 소개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에 강경하고 퉁명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자극하는 '레드라인'을 긋지는 않았고, 어떻게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지에 대해서는 추가 아이디어를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연설은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 북한 인권 등에 대해 감성적인 호소를 끌어냈다고 점수를 줬다.
이와 함께 초청국인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적 성장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반복적하며, 이를 북한이 따라야 하는 모델로 제시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에 대한 경고이긴 했지만, 전쟁을 촉발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풀이했다.
특히 북한 주민의 삶을 자유로운 한국인들의 삶을 대비한 부분이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정은을 향한 화해의 손짓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에 내놓은 제안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었다고 했다.
이날 국회연설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도 포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고립을 강화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설파함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인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P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더 압력을 가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풀이했고, BBC도 중국과 러시아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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