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트럼프 연설 긍정평가속 안도…일각선 고강도 北비난에 우려(종합)
한미 대북기조 일치 확인 '평가'…秋 "연설문 고친다고 해서 긴장"
北인권 맹비난에 일각서 "신중하고 정제됐어야…아쉬움 남는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긍정 평가하면서 별다른 '폭탄 발언' 없이 종료되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로 한미 양국의 대북 기조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 우려했던 내용이 연설에 포함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학생리더십 아카데미' 입학식 인사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문을 고친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 고쳐서 엉뚱한 말을 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는데…"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한국 여성 골퍼들을 깜짝 칭송한 대목을 소개했다.
추 대표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보낸 1박 2일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고 그 위에 우리 실력을 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보다 20분 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데 대해선 "약간의 저항감도 있었다. '어, 예의가 없네, 우리 집에 갈까'라는 의원도 계셨다"면서 "TV를 지켜보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뭐 이런 경우가 있지…(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할 말을 했다고 본다"면서 "연설 전에는 대북 군사 옵션을 이야기한다든가 무역 문제를 압박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들어가지 않았다. 사전에 조율이 잘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홍익표 의원은 "우리 정부가 현재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로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도 이 방향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미동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연설"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앞으로 양국 간 신뢰는 높아지고 대북 공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노골적으로 맹비난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홍익표 의원은 "과거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악의 축'이라고 한 게 있는데 북한 체제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박경미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 관련 발언을 약간 톤다운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언급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해온 당 사드특위 소속 한 의원은 "북한 인권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첩보들을 사실인 것처럼 연설했는데 좀 더 신중하고 정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따라 박수를 칠지 말지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비난할 때 본회의장에서는 박수가 나오지 않았으며 '힘에 의한 평화'를 언급할 때는 오히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더 크게 박수를 쳤다.
한 재선 의원은 "연설의 특정 부분에서는 박수를 칠지 말지 고민했다"면서 "연설 후반부로 갈수록 박수는 한국당 쪽에서 더 많이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쪽에 사인을 보이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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