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추정지서 또 나온 배관…"5·18전에 묻힌 것도"
의문의 배관 줄기 사흘 사이 '4개→8개' 두 배로 늘어
5·18재단 "아무런 의미 두지 않는다…결론 내리지 않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옛 광주교도소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 발굴현장에서 굴착 이력을 입증하는 배관 줄기가 잇따라 드러나 의문이 증폭하고 있다.
8일 5·18기념재단, 발굴 총괄을 맡은 대한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최초로 존재가 드러난 4개 줄기 미확인 배관은 이날 현재 8개까지 늘어났다.
재단은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 시설 관리를 담당한 퇴직공무원과 현장을 확인하고 일부 배관의 항쟁 이전 매설 사실을 확인했다.
교도소 측이 보관한 관련 시설 기록이 없어 배관 매설 이력은 퇴직공무원 기억에 의존해 추적했다.
현장에 모두 몇 줄기 배관이 묻혀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드러난 배관 즐기는 지표면으로부터 25∼100㎝ 깊이에 한 방향으로 분산해 있다.
옛 교도소 담장과 평행선을 이루며 폭 3∼5m에 길이 117m인 발굴 대상 지역을 관통해 교도관 관사로 이어져 있다.
재단은 '12·12 및 5·18 사건' 검찰 수사 때 계엄군 지휘관이 남긴 암매장 진술과 약도 등을 토대로 해당 장소 발굴에 들어갔다.
진술 기록과 약도에 배관을 피해 암매장했다는 내용은 없다.
재단은 발굴 준비단계에서 해당 배관이 묻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주변에 있는 도시가스관 존재만 확인했다.
5·18 재단은 해당 지역 암매장이 1.0∼1.5m 깊이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만일 이번 발굴에서 유해를 찾지 못한다면 배관 매설과 무관하게 항쟁 종료 직후 암매장 흔적이 훼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판단은 7공수가 6월 중순까지 광주에 머물렀고, 11공수는 항쟁 직후 서울로 떠났다가 일반인 또는 보병 복장으로 광주에 돌아왔다는 증언과 관련 있다.
재단은 '공수부대 지휘부가 1980년 5월 27일 이후 암매장 관련 내용을 신고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는 군 관계자 증언 기록을 토대로 광주에 잔류·복귀한 병력이 암매장 흔적을 없앴을 것으로 추정한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배관이 드러났다는 것은 발굴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발굴 자문에 참여한 여러 전문가와 종합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으며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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