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창피하다…울고 싶다"
(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창피합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얼굴이 굳었다.
박 감독은 프로배구 감독 중 인터뷰 시간에 취재진과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하지만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를 치른 후에는 침묵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0-3(19-25 22-25 20-25)으로 참패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던 팀은 5위로 추락한 상태로 올시즌 1라운드를 마쳤다.
프로배구에서는 경기가 끝나면 진 팀의 감독이 먼저 인터뷰실에 들어온다.
하지만 박 감독은 '승장'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수훈선수 박상하의 인터뷰까지 끝나고서야 박 감독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대한항공 구단 관계자는 감독과 선수단의 회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경기 총평을 "창피합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무기력했다.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에는 13-8로 앞서나갔지만, 금세 흐름을 삼성화재에 내주고 역전패를 당했다. 3세트도 삼성화재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선수단에 무슨 말을 해줬는지 묻자 박 감독은 한숨을 내쉬더니 한동안 침묵했다.
입을 연 그는 선수들에게 "대한항공 배구팀에 소속돼 있는 현 상황을 똑바로 좀 인식을 다시 한 번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3득점에 그친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에 대해서는 "그게 실력이다"라며 "지금 우리가 토스를 좀 빨리하고 있는데 적응을 못 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박 감독은 "솔직히 오늘 같은 시합은 창피한 것을 떠나 울고 싶다"고 말하고는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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