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인 사건' 인정 받아 형량 낮추려는 계산인 듯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자신의 집을 방문한 인터넷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권모(55)씨가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그는 범행 직후 검거돼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달아날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며 숨진 인터넷 기사에게 사건 발생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한 바 있다.
1심 재판 과정에서는 줄곧 우발적 사건이었다는 점을 부각해왔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권씨가 지난 6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1심 판결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형량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려는 것이다.
항소심에서 권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범행이 계획적이거나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 아닌, 우발적이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죄에 대한 법정 최고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사실상 법정 최고형을 받았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점을 인정받으면 형을 낮춰 무기징역형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애초 구형한대로 1심 판결이 나온 만큼 항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권씨 항소심은 대전고법 청주재판부에서 열린다.
권씨는 지난 6월 16일 오전 11시 7분께 인터넷 점검을 위해 자신의 원룸을 찾아온 수리 기사 A(52)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봐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범행 직후 검거된 뒤 "숨진 인터넷 기사가 달아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아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해 유족의 분노를 샀다.
권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교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화목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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