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학생수 20명도 안돼' 대전 원도심 중학교 폐교 위기
학령인구 감소·원도심 공동화 원인…"합리적 학구 조정 필요"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원도심 공동화 등으로 대전 동부 지역 일부 중학교가 폐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도 안 되는 곳이 있다.
6일 대전시교육청과 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 88개 전체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9.3명이다.
30명 이상인 학교는 가양중, 충남여중, 매봉중, 탄방중, 유성중 등 모두 35개교, 동신중, 호수돈여중, 경덕중, 갈마중, 새미래중 등 14곳은 23명 이하다.
학교 간 편차가 매우 심한 상태다.
신도심의 서부 지역 학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원도심권 동부 지역에 있는 일부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도 채 안 돼 학급수 감축 및 폐교 위기를 맞고 있다.
총 학급수가 12학급(학년당 4학급) 이하로 떨어지면 교원수급과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 A중학교는 최근 도덕 교사가 명예퇴직을 했지만, 전체 교원 정원(TO)에 묶여 신규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동부지역에 있는 사립학교(전체 16곳 중 12곳)는 사정이 더 어렵다.
산하에 여러 학교가 있는 학교법인은 재단 내 교사 전보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한두 학교밖에 없는 학교법인은 그럴 처지도 되지 못한다.
시교육청은 적정 학급수 이하로 떨어져 중학교가 폐교되지 않도록 초등학교 졸업생 배치지표를 조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동·서부 지역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동부지역 일부 학교들의 학급당 학생 수를 더욱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또 학교군 및 학구의 합리적 조정을 통해 과밀 학교의 학생들을 학급 감축 위기에 처한 학교로 분산 배치하는 적극적인 행정조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군 및 학구 조정을 위해서는 의견수렴을 거쳐 시의회 승인까지 받아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무엇보다 선호 학교에 따라 학부모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많아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 사립 중·고등학교 교장단은 이번 주 중 시 교육감과 만나 대책 마련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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