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자와 남는 자'…'분당' 바른정당 286일 만의 결별
바른정당 창당 주역 김무성-유승민 끝내 다른 길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바른정당의 통합파와 자강파가 6일 끝내 결별했다.
지난 1월 24일 창당 선언 후 286일 만이다.
당 소속 의원 20명 가운데 통합파인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이상 재선) 의원 등 9명이 결국 이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한때 개혁 보수를 앞세워 의원 수가 33명에 달했던 바른정당은 11명의 군소정당으로 추락하게 됐다.
특히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을 창당하며 한배를 탔던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1년도 안 돼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두 사람은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만났다.
상도동계 출신인 김 의원은 이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소장파 경제학자였던 유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으로 의기투합했다.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2007년 17대 대선을 두 해 앞둔 2005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다시 뭉쳤다. 김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각각 활약했으며 2006년부터는 당직을 버리고 박근혜 캠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유 의원은 2007년 경선 패배 후부터 줄곧 '탈박'(탈박근혜)의 길을 걸었고, 한때 박 전 대통령과 소원해졌다가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관계를 복원했던 김 의원 역시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친박계의 공천 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친박과 완전히 결별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다시 한 번 도원결의했지만 결국 1년도 못돼 등을 돌렸다.
김 의원은 창당 주역이 당을 깨고 떠난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많은 비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보수가 통합해야 한다는 가치가 우선이라고 생각해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정당에 남은 유 의원은 교섭단체마저 깨진 당을 추스르며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가 됐다.
특히 전당대회 주자 6명 가운데 3명이 중도 포기를 선언하면서 전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진다데 9명 이외에 추가 탈당자가 나올 수도 있어 유 의원이 지금보다 더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물론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분당 과정에서 이해 타산적인 합당을 거부하고 끝까지 중도개혁 보수라는 창당 초심을 지키는 이미지를 굳힌 만큼 향후의 정치가도 전망이 꼭 어둡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또 현재 바른정당에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남아있고, 당 지지율도 낮지만 5% 안팎은 확보하고 있는 만큼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한국당이나 국민의당으로부터 '선거 연대'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탈당 행렬에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가장 먼저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김용태 의원도 합류했다.
김 의원은 당시 탈당을 망설였던 유승민 의원을 향해 "아수라장에서 나오라"며 동참을 종용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의 선봉에 섰다.
대표적인 새누리당 탈당파였던 황영철 의원도 동참했다. 당시 탈당파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황 의원은 이번에는 한국당과의 통합추진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황 의원은 지난 5월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1차로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할 당시 동참했다가 발표 직후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현재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은 주호영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정양석 의원도 탈당을 선택했다.
반면 5월 1차 탈당 행렬 동참을 선언했다 번복했던 정운천 의원은 당에 남기로 했다. 다만 정 의원은 박인숙 의원과 함께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하고 당 대당 통합 논의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전 대표와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 김세연 정책위의장, 이학재, 하태경, 오신환, 지상욱, 유의동 의원 등 11명은 당에 남는 방향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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