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리그 강등' 광주FC 내년 운영비 증액 물거품 되나
내년 지원비 10억원 늘려 70억원 요청…시의회 "신중히 검토"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시민축구단 광주FC가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내년 구단 운영비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급여체불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던 광주FC는 1부리그 잔류를 통해 광주시 예산지원을 늘리려 했으나 이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6일 광주FC와 광주시에 따르면 내년 구단 운영비 지원액으로 올해보다 10억원을 늘린 70억원을 세워 시의회에 제출했다.
선수 연봉과 직원 급여 등 운영비에 쓰일 지원액을 올해보다 16% 증액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급작스레 발생한 급여체불 상황 등이 고려됐다.
광주시는 70억원 전액이 본예산에 바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올해처럼 40억원 정도만 본예산에 먼저 반영되고 나머지는 추경 등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구단 운영 여건, 타 시도 지원 현황, 필요 예산 등을 반영해 예산지원액을 늘려줄 것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주FC가 지난 4일 대구전 패배로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되면서 예산 증액은 물론 올해 규모의 예산지원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성적이 좋았던 때에도 지원비 증액이 힘들었는데 성적이 과거보다 나빠졌는데도 지원액을 늘릴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단 운영자금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밑 빠진 독' 같은 스포츠단에 무작정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반대여론을 시의회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구단 성적이 나빠지면서 광고 등 기업 스폰서 유치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구단 처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운영비 지원 증액은 고사하고 지난해 급여체불과 같은 불상사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당 상임위 시의원은 "시민 혈세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것 자체에 대한 반대여론도 있어 선수 연봉·선수 이적료·소요예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광주FC의 2부리그행은 3년 만이다.
2014년 챌린지에서 2위를 차지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뚫고 2015년 클래식으로 승격한 광주FC는 승격 첫해 10위를 차지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8위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 광주FC는 초반부터 부진이 계속되면서 최하위권에서 허덕였고 급기야 올해 8월 남기일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승부사'로 불리는 김학범 전 성남FC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극약 처방을 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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