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결별한 자강·통합파…바른정당 '마지막 의총'
유승민·하태경 '남경필 중재안' 거부…劉 "견해차 못 좁혔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슬기 기자 = "자강파와 통합파는 들어오는 길부터 달라"(바른정당 김영우 의원, 의원총회장에 입장하면서)
5일 저녁 8시, 국회 본청 228호. 결연한 표정으로 나타난 바른정당 의원들은 자강파냐 통합파냐에 따라 회의장에 입장하는 출입문부터 엇갈렸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문제를 놓고 담판을 짓기로 한 이날 의총의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이들은 3시간 40분 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만 벌이다 헤어졌다. 결국, 결별을 택했고 이날 회의는 '마지막 의총'이 됐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에서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회의 시작 전 "마음이 많이 무겁다. 오늘 의총은 바른정당의 진로뿐 아니라 의원들 한분 한분의 정치적 진로도 결정된다"고 했다.
의원 2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는 의원 한 명씩 개인의 견해를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앞서 자신이 제시한 '중재안'에 강경 자강파들이 합의해달라고 마지막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가자 지난 3일 의총에서 '11·13 전당대회 연기 및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안을 통합파와 자강파에 각각 제시했다.
여기에 정병국, 김세연, 정운천 의원 등 일부 자강파들도 의견을 함께한 데 이어 애초 난색을 보이던 통합파들조차 사실상 수용하기로 하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 중재안과 관련해 통합파와 강경 자강파들의 난상토론이 이어진 가운데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의총은 밤 11시께 정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통합파인 황영철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서로 입장차만을 확인하는 회의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왔다"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당을 깨지 말고 같이 가자고 진지하게 말하는 분들이 있어서 마음을 다잡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재개된 회의에서도 강경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의원 두 명만 전대 연기에 대한 반대를 고수하면서 결국 결렬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의원은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서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탈당을 몇 분이 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전당대회는 13일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회의가 마무리됐으며 추후 의총이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통합파 의원들은 의총 직후 회의실에 따로 남아 향후 탈당 시점 등을 논의했다.
황영철 의원은 별도 논의를 마치고 브리핑에서 "뜻을 모으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다"며 "더 큰 보수통합의 장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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