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 美쇠고기 든 버거 먹고 골프회동…아베 "깊은 얘기"(종합)
모자엔 '도널드&신조: 동맹을 더 위대하게' 문구…나란히 서명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5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이타마(埼玉) 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CC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두 번째 골프회동을 했다.
NHK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도쿄도(東京都) 요코타(橫田) 미군기지에서 미군 대상으로 연설한 뒤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 정오께 가스미가세키CC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위대 헬기를 이용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날씨 등을 소재로 짧은 인사말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고 말한 뒤 아베 총리와 함께 클럽하우스로 들어가 오찬을 함께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햄버거로 이날 오찬을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미일 정상이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버거를 먹었다며 이를 통해 무역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일 정상은 '도널드&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Donald and Shinzo: Make Alliance Even Greater)라고 적힌 흰색 모자에 함께 서명했다.
이는 양국 우정을 강조한 것이자 트럼프의 정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로 관측됐다.
비공개 오찬을 마친 두 정상의 골프회동에는 세계랭킹 4위의 일본인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가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회동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아베 총리는 당시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트럼프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로 이동해 5시간에 걸쳐 골프 라운딩을 한 바 있다.
이때 트럼프는 자신과 아베 총리가 잔디 위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골프클럽을 선물로 전했다. 이에 트럼프는 셔츠와 골프용품으로 답하는 등 골프를 매개로 우의를 다지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도 1957년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교외에서 골프회동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68타를 기록한 것으로 미국 언론에 소개됐으며 아베 총리는 90타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트럼프의 방문 기간 "북한 정세를 비롯해 국제적인 여러 과제에 대해 차분히 시간을 두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해 골프회동과 6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현안 논의와 관계 심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일본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회동을 마친 뒤 오후 2시 55분께 전용 헬기를 이용해 골프장을 떠났다.
아베 총리와 오찬을 포함해 3시간 가깝게 시간을 보낸 것으로, 지난 2월 골프회동보다는 짧은 시간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골프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날씨가 정말 좋았고 클럽에서도 따뜻한 환영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도 크게 즐겼을 것"이라며 "나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골프장에서는 플레이 중 대화도 들뜨게 된다"며 "서로 편안하게 속내 이야기가 가능하므로 여러 어려운 화제도 가끔 섞으면서 느긋하게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