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장 요청사항' 3천건 육박…사전 검증해 추린다(종합)
조직문화 혁신 후속 대책 발표…"공무원 체감 가능한 대책 내놓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시가 그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른바 '시장 요청사항'과 관련한 업무 지시 관행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해당 실무 부서에 내려보내기 전 사전 검증 절차를 만들어 실현 가능성이 있고 꼭 필요한 지시만 이행하겠다는 취지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래 각 실·국에 전달된 시장단 요청사항은 무려 2천920건이다. 이 가운데 309건은 추진 중이고, 2천611건은 추진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시장·기획담당관·비서실 등을 통하거나, 현장에서 직접 실무 공무원에게 지시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요청사항'이 양산돼 왔다.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는 대신 현장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곧바로 조치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남발되다 보니 일선 부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또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실현 가능성, 재원 조달 방안, 정책 우선순위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 없이 내려오는 경우도 있어 해당 직원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는 이에 부시장단이나 비서실 등 다양한 경로로 전달되는 시장 요청사항을 앞으로는 기획담당관으로 통로를 일원화하고, 부서 의견 수렴과 평가 등 사전 검증 절차를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행 가능성, 우선순위, 재원, 관련 제도 여건을 따져본 뒤 실제로 실무 부서에 내려보낼 시장 요청사항을 추려낸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와 맞물려 5급 이하 실무 인력을 373명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업무량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늘린 인력은 초과근무를 많이 하는 격무 부서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시의회에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 조례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서울시 정원은 1만7천771명에서 1만8천144명으로 늘어난다.
시 관계자는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시 공무원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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