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중계 보고 싶어 경기 중 퇴장 자청했던 NBA 감독
일부러 거칠게 항의하자 심판이 "나도 골프 보고 싶다"며 만류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포츠 팬이라면 업무 시간 중에 열리는 중요한 경기의 중계방송을 몰래 숨어서라도 보려는 욕망을 누구나 한 번씩 느껴봤을 터다.
정도가 조금 더 심하면 학교나 직장에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고 아예 수업이나 근무에 빠져버리는 일도 있다.
그런 마음은 미국프로농구(NBA) 감독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56) 감독은 골프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사령탑이다.
리버스 감독은 2일(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와 경기에서 이긴 뒤 기자회견에서 골프 중계를 보려고 경기 도중 일부러 퇴장당하고자 노력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내가 보스턴 셀틱스 감독을 할 때의 일"이라며 "전반을 마쳤는데 당시 단장이 '지금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엄청나게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며 '빨리 와서 같이 보자'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후반을 마친다면 이미 마스터스 골프 최종라운드는 끝날 시간인 것이 문제였다.
4월 초는 정규리그 막판이고 이미 순위도 어느 정도 결정된 상황이라 그랬는지 리버스 감독은 경기 도중에 퇴장을 당한 뒤 단장과 함께 골프 중계를 보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리버스 감독은 자신의 계획을 행동으로 옮겼고 3쿼터부터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데 심판이 나를 퇴장시킬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쳐다만 보더라"고 무용담을 이어갔다.
리버스 감독은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 한 심판이 나에게 오더니 '나도 (골프 중계를)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고 소개하며 껄껄 웃었다.
그는 정확히 언제 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리버스 감독이 보스턴을 지휘한 기간인 2004년부터 2013년 사이에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달성했고 3위도 한 번, 4위는 세 번이나 기록하는 등 거의 해마다 좋은 성적을 냈다.
물론 리버스 감독의 말에는 다소 과장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
리버스 감독에게 다행인 것은 내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열리는 4월 8일에는 LA 클리퍼스 경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올랜도 매직 사령탑 시절인 2000년 NBA 감독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올해도 LA 클리퍼스는 5승 2패로 서부콘퍼런스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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