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만간 미사일 도발 가능성…국내금융기관 수십곳 해킹시도"(종합2보)
국정원 보고…"연말 영변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재처리 가능성"
"풍계리 2번 갱도 붕괴 상태", "김정은, 본보기 숙청 재개"
"靑상납 돈, 특수공작사업비…뇌물 여부 檢수사 보고 판단"
서훈 원장 "적폐청산 시기 상관없이 발본색원…대공기능 이관 맞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강병철 배영경 한지훈 기자 =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 추가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인출해 핵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올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과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이 활발히 움직이는 등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사일과 핵은 고도화가 더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했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이 북한의 고체연료 실험을 의미심장하게 보고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정보위원은 "북한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추가 시험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이 분석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핵실험장 갱도 상태에 대해선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면서 "4번 갱도는 최근 굴착공사를 재개했고, 핵실험이 가능한 정도로 굴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특히 "풍계리 2번 갱도는 거의 붕괴 상태다. 북한이 풍계리 3, 4번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을 하긴 해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부분 때문에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공산당 창건일 등 주요 기념일에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동안 중단했던 본보기식 숙청을 재개해 노동신문사 간부 수명을 '미사일 발사 축하행사를 1면에 게재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혁명화 조치했고, 평양 고사포부대 장치부장을 부패 혐의로 처형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와 필리핀 등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시도 역시 여러 차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국내 주요 은행을 포함해 증권사, 가상화폐거래소 등 수십 개 기관을 타깃으로 선정하고 해킹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최근에도 가상화폐거래소, 은행·증권사 등 다수 금융 관련 기관을 공격 타깃으로 선정하고 해킹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다수 전문 정보기술(IT)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비자 연장 불허 등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테러 분야와 관련해선 IS(이슬람국가) 등 국제테러단체가 2004년 이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13회에 걸쳐 테러 협박을 했고, 2010년 이후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테러단체 연계혐의로 모두 9개국 71명이 강제 퇴거 조치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에 상납한 돈의 성격과 관련해선 특수공작사업비였다고 밝힌 뒤 이 돈의 성격이 통치자금 인지 뇌물인지를 묻는 질문엔 "검찰 수사 중이라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적폐가 발생하는 원인과 관련해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권력이 정보기관을 권력의 도구로 쓰려는 부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국정원의 향후 개혁 방향과 관련, 대공 수사기능에 대해 "현재 역량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다른 곳으로 이관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고, 국내 정보 수집 기능 폐지에 따라 과거 존안 카드를 작성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 인사 자료를 작성 안 한다"며 "청와대에서 요청이 와도 답변할 수 없다. 다만 신원조회 업무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또 "현 상황을 무겁고 참담하게 받아들인다. 적폐청산을 하기 위해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발본색원하고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하겠다"면서 "정치적 행위와 절연해 정권 비호기관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신뢰받는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강조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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