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이어 사우디에 美사드 배치"…중동정세 악화 우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한국과 중국 정부간 합의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갈등이 봉합된 가운데 중국이 이번에는 미국의 중동지역 사드 진출을 우려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시사잡지 환구(環球)는 1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될 사드는 미국의 역내, 또는 전 세계에 걸쳐 군사력과 영향력을 투사하기 위한 중요 수단이라고 전하며 중동의 군사균형 상실을 우려했다.
'사드 공포가 중동의 난국을 연다'는 제목의 이 글에서 장이(張壹) 국방대 정치학원 교수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동북아 정세를 긴장으로 몰아넣은데 이어 사드의 사우디 배치는 중동정세의 혼란을 여는 밸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잡지는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6일 사우디아라비아에 7개 포대분의 사드 시스템을 150억 달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사드 발사대 44대와 요격 미사일 360기, 레이더 장비 7대 등이 포함된다.
사드 시스템은 오는 2023∼2026년에 사우디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핵심장비인 AN/TPY-2 X밴드 위상배열 레이더는 반경 2천㎞ 범위에서 탄도미사일의 수색, 탐지, 추적, 식별이 가능하고 각종 다양한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 신장(新疆)지역과 직선거리로 2천600㎞나 떨어져 있어 사우디의 사드 배치는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 요인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장 교수는 "사드가 중동에 배치되면 중동지역의 군사적 균형이 깨져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잡지는 사우디의 사드 배치를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취약한 자체 방공망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2015년 12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이란제 근거리 미사일이 사우디 주도의 동맹군 지휘부를 강타해 여러 명의 사우디 및 아랍에미리트(UAE) 장교들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동 최대의 미국산 무기 구매국인 사우디는 도널드 트럼프 체제의 미국 정부에 사드 구매를 통해 거액의 '보호비'를 지급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과 사우디는 사드를 포함해 모두 1천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거래이며 사우디로서도 지난 2년간의 군비 지출액(2015년 505억 달러, 2016년 485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미국도 사드 판매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한편 정치적으로도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고 군사적으로는 전세계에 걸쳐 방공망을 완비하는 계기로 삼게 된다.
장 교수는 "미국으로선 600억 달러 무기를 판매하게 되면 7만5천개의 일자리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며 "미국으로선 사우디 사드 배치를 통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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