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수지 메달', 첫 주인공은 고예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첫 '수지 메달'의 주인공은 이적생 레프트 고예림(23)이었다.
고예림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여자 프로배구 V리그 방문경기에서 13점(공격 성공률 50%)을 책임지며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뒷받침했다.
득점은 팀 내 '주포' 매디슨 리쉘(21점)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득점의 순도도 높았다.
고예림은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않을 때 어려운 공격도 포인트로 연결하며 경기를 풀어줬고, 잔볼 처리나 수비 등 궂은일도 도맡아 했다.
칭찬에 인색한 이정철 감독마저 "오늘은 고예림이 팀의 경기를 전체적으로 조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극찬했다.
이날 경기 최고 수훈선수로 선정된 고예림은 '수지 메달'을 자랑스럽게 목에 걸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올 시즌 처음으로 5세트 안 가고 3-0으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일주일 정도 푹 쉬면서 컨디션 관리 잘했고, GS칼텍스전을 대비해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감도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수지 메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보기만 하다가 처음 걸어봤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분이 새로운 것 같다"며 웃었다.
'수지 메달'은 센터 김수지가 흥국생명 시절 수훈선수를 선정해 걸어주는 플라스틱 메달이다.
아이디어를 낸 센터 김수지의 이름을 따 선수들 사이에서는 '수지 메달'로 불린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수지가 흥국생명에서 IBK기업은행으로 팀을 옮기면서 이 전통까지 가져왔고, 고예림이 첫 주인공이 됐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었다. 세터 김사니가 은퇴했고, 박정아가 한국도로공사로 프리에이전트(FA) 이적했다.
대신 IBK기업은행은 센터 김수지, 세터 염혜선을 데려왔고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고예림을 선택했다.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는데, 국가대표팀에 주력 선수들이 교대로 차출되면서 손발을 맞출 시간마저 부족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을 1승 1패로 출발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을 3차례 해낸 팀의 저력까지 바뀌지는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를 포함해 올 시즌 첫 4경기에서 3승을 수확했다. 3승 1패, 승점 8로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다.
이적생들이 서서히 팀에 녹아들면서 팀 성적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는 "(이정철)감독님께서 다른 것보다 리시브나 뒤에서 잔볼 처리 등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동안 수비에 치중했는데, 오늘은 덩달아 공격도 잘 됐다"고 미소 지었다.
새로운 세터 염혜선과의 호흡도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고예림은 "처음에는 사인 미스가 많았고, 토스 높낮이가 맞지 않았지만, 많이 좋아졌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다면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새로 온 선수들이 많아 초반에 다소 헤맸는데 매 경기 치르면서 나아지는 것 같다. 호흡을 맞춰 나가는 것들이 재미있다"고 했다.
고예림은 "지난 시즌보다 자신감이 생겼고 책임감이 커졌다. 앞으로도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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