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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55조원 전망…'반도체 호황 이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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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55조원 전망…'반도체 호황 이후' 고민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힘입어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4조5천300억원을 벌어들였다.

2분기에 세운 분기 영업 최대치였던 14조7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우며 새 기록을 쓴 것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만 9조9천600억원에 달해 반도체 한 품목만으로 10조원 가까운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전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 나온 게 2013년의 3분기였는데 그때 영업이익이 10조1천600억원이었다.

당시 회사 전체의 이익에 맞먹는 액수를 이번에는 반도체에서만 번 셈이다.


◇ 반도체서 영업이익 3분의 2 벌어…스마트폰도 선방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3분기에 매출액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천3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사업부문별로 보면 반도체의 영향력이 뚜렷이 드러난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액이 19조9천100억원, 영업이익이 9조9천6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8.5%를 차지했다. 전체의 이익의 약 3분의 2를 반도체에서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계절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성수기였던 데다 메모리 고용량화의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전반적인 업계의 공급 제약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지닌 낸드플래시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증가세에 맞춰 새로 준공한 평택 단지에서 64단 3D(3차원) 'V(수직)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며 고부가·고용량 메모리 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또 D램의 경우에도 계절적 성수기의 영향으로 서버, PC, 게임 콘솔 등 전 응용처에서 지난 분기보다 수요가 늘었고 10나노급 D램을 적용한 64GB 이상 고용량 서버 D램, LPDDR4X 등의 차별화된 제품 판매로 인해 실적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려고 하는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양산이 본격화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도 프리미엄급 10나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LSI 제품들의 매출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매출액 8조2천800억원, 영업이익 9천700원의 실적을 올렸다.

애플의 '아이폰X'에 OLED 패널을 납품하는 등 플렉서블 OLED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신규 OLED 라인 증설에 따른 비용 증가, 유리기판(rigid) OLED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간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IM(IT·모바일) 쪽에선 매출액 27조6천900억원, 영업이익 3조2천900억원을 벌어들였다.

갤럭시노트8 출시, 갤럭시J 시리즈 판매 호조 등으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는 줄었다.

TV·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액 11조1천300억원, 영업이익 4천4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최상위급 TV인 'QLED TV'를 본격 판매하면서 60인치형 이상의 초대형 시장에서 4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이어갔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다만 패널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로 매출은 늘었지만 북미 B2B(기업 간 거래) 시장 투자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 4분기에도 실적 퍼레이드 계속될 듯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실적'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최대 17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 누계가 38조5천억원인데 4분기에 17조원을 추가할 경우 올해 전체로는 55조원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원동력은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로, 4분기에는 반도체에서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도 "4분기의 경우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늘고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낸드와 D램에서 고성능·고용량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평택 단지를 중심으로 V낸드 공급 확대와 5세대 V낸드의 적기 개발과 양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D램에서는 10나노급 선단공정 전환 확대와 고용량 차별화 제품을 통해 사업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에서도 첨단 EUV(극자외선) 인프라를 구축해 파운드리 사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반도체 쏠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께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정점에 달한 뒤 이후로는 조정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때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칠 기둥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총수마저 부재한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 이후를 책임질 주력 사업을 한시 바삐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 큰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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