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타고 글로벌 투자금 2025년까지 70% 늘어난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자산이 오는 2025년이면 현재보다 7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국제적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글로벌 금리가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면 현재 85조 달러인 펀드업계의 운용 자산이 2025년에는 145조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Pw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연금 저축의 확대, 신흥시장의 개인 소득 상승 등이 펀드업계의 폭발적 성장을 뒷받침할 동력으로 꼽았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조 린헤어스 대표는 "노동자들이 양호한 노후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자산운용사들의 대폭 성장을 점치는 것은 신뢰할 만하다"고 말하고 "현재 부동자금의 규모도 막대하다"고 논평했다.
PwC가 예상한 2025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6.2%다. 다만 펀드 수수료의 인하와 규제 강화, 신기술에 대한 투자 등에 따른 경쟁 압박이 가중, 업계에서 승자와 패자의 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의 승자는 저비용으로 지수 추종형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PwC는 현재 14조2천억 달러인 이들의 자산이 2025년에는 그 2배를 훌쩍 웃도는 36조6천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추종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패시브 펀드 가운데서는 블랙록과 뱅가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2개 펀드에는 2012년초 이후 각각 8천580억 달러와 1조3천억 달러의 신규 투자금이 유입된 상태다.
블랙록과 뱅가드가 굴리는 자산은 현재 총 10조7천억 달러이지만 이들의 성장률이 업계 평균으로 둔화한다고 해도 2025년에는 각각 9조 달러와 7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뱅가드의 창업주이자 지수 추종형 투자기법의 선구자인 잭 보글은 그러나 가파른 성장 속도에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자산이 지금 5조달러에 근접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밝히면서 "대형 펀드를 이끄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PwC는 블랙록과 뱅가드의 덩치가 커지면 금융시스템상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간주돼 글로벌 차원에서 규제의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PwC는 지수 대신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들도 패시브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60조6천억 달러인 액티브 펀드의 자산이 향후 9년간 87조6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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