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의장-4당 원내대표 회동, 입법전쟁 '전초전'
국회정상화 직후 회동…헌재소장 임기, 법사위·개헌특위서 논의키로 합의
與 "민생국회에 적극 나서달라"…野 "野 요구법안 응답 안 하면 특단조치"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설승은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30일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는 11월 시작되는 본격적인 예산·입법 전쟁을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방송통신위의 방송문화진흥회 궐석이사 선임에서 비롯된 국정감사 파행사태가 이날 자유한국당의 복귀 결정으로 정상화된 터라, 여야의 관심은 오는 31일 국감 종료 이후 진행될 예산과 법안 심사에 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과제인 적폐청산에 협력하고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를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야당들은 여당이 필요한 법안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정기국회가 돼선 안 된다고 맞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철저히 막는 데 여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주문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1월은 예산, 입법으로 국민 요구를 잘 담아내는 금쪽같은 시간"이라며 "12월까지 남은 (정기국회) 기간은 정말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서 국민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 원내대표는 "촛불 민심을 민주당이 독점하려고 하느냐고 다른 야당이 비판하는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민심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함께 가면 그게 촛불민심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야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정례회동 직전 국감 복귀를 결정한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감 중단은 과거 수법에 따라 뭔가를 얻어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여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한 강력한 항의 수단이었다"며 "오늘부터 국감에 복귀하지만 보다 강화된 투쟁방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민주당이 야권의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 ▲특별감찰관 조속한 임명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교육감 선거의 러닝메이트제 도입 등 기존 요구사항을 재차 확인한 뒤 "(여당이) 적절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 결코 엄포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여당이 청와대 옹호에만 앞장서면 정말 어려워진다. 청와대 비판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여당이) 야당 요구 법안을 결정 안 해주면 더이상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가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기국회가 40여일 남았다"고 밝힌 뒤 "7천500여 건의 자는 법안을 깨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 금쪽같은 11월에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
또 "국회의 헌법개정특위과 정개특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성과 내는 일도 매우 소중하다"며 "의장이 제대로 가동되도록 채근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 직후 치열한 신경전 속에 마련된 자리임을 반영하듯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관련 논란에 대해 국회 법사위와 개헌특위에서 다루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임기 관련 부분은 개헌특위에서 개헌에 반영하는 식으로 진행하자는 합의가 있었다. 헌법 개정 필요성에는 법사위 내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만큼 그 전이이라도 법사위에서 이 문제를 다뤄서 논의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