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고령사회'를 논하다…"과학기술 기여해야"(종합2보)
과학기술한림원·스웨덴 노벨미디어 주관…노벨상 수상자 5명 방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과학기술을 통해 '노화'를 더디게 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다."(로버트 후버·1988년 노벨화학상 수상)
"고령화로 인한 재정문제에는 '젊은 이민자 수용'이 해법일 수 있다."(핀 쉬들란·200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미디어는 30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고령화'에 대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2017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노벨상 시상식 주간에 스웨덴에서 개최되는 문화·학술행사 '노벨위크 다이얼로그'의 해외 특별행사로,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티아스 피레니어스 노벨미디어 CEO는 "고령화는 세계 각국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됐다"라며 "100세 이상을 살아야 하는 장수 시대에 과학의 역할을 과학계 및 비지니스 리더들의 관점에서 살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명철 과학기술한림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은 경제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 유전자 치료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은 고령사회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강연했다.
단백질 연구의 대가인 로버트 후버 교수는 '생명과학 기술'을 이용해 노화를 더디게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의학 등에서 수천년 간 써온 천연물 중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도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199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 박사는 노화 원인을 규명하는데 장내 세균 등 '미생물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리보솜 연구의 선구자인 아다 요나트(2009년 노벨화학상 수상) 박사 역시 생명과학 연구를 통해 노화 현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201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세르주 아로슈 박사는 생명과학뿐 아니라 양자 기술 등이 신약 및 인공 장기 개발 등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0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핀 쉬들란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SB) 교수는 "미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세금을 낼 수 있는 젊은 나이의 이민자 수를 늘리는 등의 정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역시 이 같은 방안을 적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조언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노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톰 커크우드 영국 뉴캐슬대 교수, 프랑스의 인구통계 및 노인학 전문가 장 마리 로빈 등의 석학들도 강연을 통해 인류 기대 수명이 110세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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