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받는 100년전 러시아혁명…학술서 출간 잇따라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혁명 100년'·'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17년 로마노프 왕조 붕괴와 사회주의 도입을 촉발한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혁명의 역사적 교훈을 고찰한 학술서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러시아혁명은 민중이 기존 지배구조를 무너뜨리고자 했던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평가되지만, 현실에서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후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러시아혁명을 냉전 이데올로기가 아닌 새로운 정치체제 구축과 인문주의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학과지성사가 펴낸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혁명 100년'은 학자 22명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 1권은 정치와 사회, 2권은 인문과 예술이 주제다.
1권의 총론을 쓴 러시아 출신의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러시아혁명을 21세기 벽두까지 이어진 장기적인 '파도'에 비유하면서 그 지속력이 거의 끝나간다고 설명한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된 이상, 사회주의를 내건 지도자들은 운신의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는 사회주의 이동으로의 필연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문학평론가 최진석 씨는 러시아혁명에 대해 "근대성이 도달한 고유한 정점을 표시하면서, 또한 근대성이 봉착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폭발할 수밖에 없던 반(反)역사적 돌발의 표지였다"고 평가한다.
출판사 생각의힘이 출간한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는 슬로베니아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러시아혁명을 주도한 인물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글을 편집한 1권과 지제크가 레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2권으로 구성됐다.
지제크는 "마르크스가 아닌 레닌을 재현실화한다고 하면 빈정거리는 폭소를 접할 수도 있다"면서도 1917년의 레닌은 상황의 역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투쟁의 윤곽을 아주 명료하게 그려냈다고 강조한다.
2008년에 번역 출간된 '지젝이 만난 레닌'의 개정판이다.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혁명 100년 = 1권 500쪽·2권 516쪽. 각권 2만3천원.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 정영목 옮김. 1권 312쪽, 1만8천원. 2권 384쪽, 2만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