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타고 남미로] (19) 파라과이 주택장관 "한국형 신도시 건설한다"(끝)
KOICA 여의도 4배 땅 개발 마스터플랜 수립…"한국 경험·노하우 그대로 적용"
(아순시온=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파라과이는 수도 아순시온의 상습 수해지역인 반야도수르(1천200ha)를 현대적인 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하고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KOICA는 내년부터 350만 달러를 들여 도시개발 기본 구상, 제방도로 진입부에 대한 상세 계획 등이 담긴 마스터플랜(MP)을 수립해 2019년까지 현지 정부에 제출하게 된다. 여의도 면적의 4배가 넘는 땅에 한국식 개념의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파라과이 공공사업통신부는 통상적인 '난개발' 방식으로 도시를 조성하려 했으나 NGO 출신의 30대 여성인 주택청 장관이 "이제는 좀 제대로 하자"며 강력하게 제동을 걸어 정책이 변경됐다고 한다.
솔레다드 누녜스 주택장관은 27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에 연수를 갔다가 신도시를 둘러본 것이 마스터플랜을 요청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반야도수르 지역이 180도 변해서 취약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신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플랜 이후 토목과 건설 등의 공사는 공정한 국제입찰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시 건설에 관한 기본 설계 자체에 한국의 표준이 들어가기 때문에 후속 사업에도 한국 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조한덕 KOICA 파라과이 사무소장은 강조했다.
누녜스 장관 인터뷰는 남미 3개국 ODA 현장을 둘러보는 기획물의 마지막 취재 일정이다. 기자를 한 시간 이상 기다리게 한 그는 "대통령의 긴급 호출이 있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 본인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 토목공학을 전공했고 올해 34살이다. 무주택자와 빈곤층에 집 지어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NGO를 이끌다 2014년부터 주택장관을 맡고 있다. 공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 역점을 두는 사업은
▲ 원주민과 농민 대상 주택보급 사업과 주택 보조금 정책 등 3가지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 산프란시스코 지역에서 1천 채, 마리아노 로케 알론소 지역에서 3천 채를 공급하는 것을 민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 파라과이의 주택 사정이 어떤가.
▲ 질적 양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매년 1천500채 공급하던 것을 조금씩 늘려 최근에는 3년 간 1만 채를 지어줬다. 80만 채가 더 필요하다. 인구의 75% 이상이 35세 미만이어서 주택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 마스터플랜을 한국에 요청한 이유는
▲ 나를 포함해 주택청 고위직 대부분이 2016년 한국으로 연수를 가서 뉴타운과 스마트시티, 녹색개발 등을 직접 체험했다. 한국의 신도시 경험과 노하우를 반야도수르에 적용하고 싶어 KOICA에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앞으로 다른 도시로도 확대하고자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신도시를 원하나.
▲ 반야도수르는 강변으로 1만 세대의 취약계층이 살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속가능하게 개발된 신도시를 둘러보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한국의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해서 이곳이 180도 변하게 되고, 그래서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신도시가 됐으면 한다.
-- 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되겠다.
▲ 넓은 국유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야도수르 주민들은 그동안 경제에서 배제돼 있는데 이 사업 과정에서 일자리도 많이 창출된다.
-- 한국에 기술력이 뛰어난 건설업체가 많다.
▲ 관심이 있는 모든 국제 투자자를 환영한다. 한국 기업들도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내년에 대선이 열리는데 향후 계획은.
▲ 예전에 일했던 NGO나 민간 부문으로 돌아갈 것 같다. 어쩌면 대선 이후 상황에 따라 정치권에서 역할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 대통령과는 무슨 얘기를 하다 왔나.
▲ 내년 2월을 목표로 잡고 있는 주택 3만 채 공급 사업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또 보류되고 있는 여러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지시를 하셨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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