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관톈랑' 꿈꾸는 中 골프 유학생들, '골프 굴기' 이룰까
'마스터스 최연소 출전' 관톈랑 활약에 자극받은 中선수들 활약
(웰링턴=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는 중국 아마추어 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뉴질랜드 웰링턴의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에서 29일 끝난 이번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은 1∼3위와 5위를 차지하며, 리더보드 상단을 오성홍기로 붉게 물들였다.
우승자에게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디오픈 챔피언십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2년, 2015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2009년 초대 대회에서 1∼3위를 휩쓸었던 우리나라가 2013년 이후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고 주춤한 사이 중국 선수들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이 같은 중국 아마추어 골프의 선전에는 최근 몇 년 새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중국 선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골프가 올림픽 종목에 추가된 것과 맞물려 골프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골프 애호가가 늘면서 일찌감치 미국 등 선진국으로 골프 유학을 가는 중국 유망주들이 늘어났다.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직자 골프 금지령 속에 중국 골프계에 찬바람이 불었어도 외국으로 나가 골프의 꿈을 이어가는 유망주들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중국 선수 6명 가운데 4명이 모두 현재 미국 학교에 재학 중이며 나머지 2명도 유년시절 등을 외국에서 보낸 후 곧 미국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지키며 우승해 메이저 직행 티켓의 주인공이 된 린위신(17)도 4학년 때 미국에 가서 5년 동안 생활했다.
미국 코치와도 호흡을 맞추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린위신은 2019년 서던캘리포니아대 진학이 예정돼 있다.
2위를 차지한 앤디 장(19)도 미국 플로리다대에 재학 중이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6살 때 골프를 시작한 앤디 장은 10살 때 미국으로 떠나 올랜도에 거주해왔다.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골프 유학까지 감행하는 중국 어린 선수들이 늘어난 데에는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듬해 최연소 나이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중국 관톈랑의 영향도 크다.
당시 갓 14세의 나이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관톈랑은 '골프 신동'으로 단숨에 중국을 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컷 탈락하는 등 '반짝 활약'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으나 그가 중국 골프계에 미친 영향은 컸다.
2015년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이번 대회를 5위로 마친 중국 진청(19)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에 가서 컷을 통과한 관톈랑은 모든 중국 선수들이 롤 모델"이라며 "우리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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