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독거어르신 시민후견인단' 출범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치매를 앓고 있는 김 모(75) 씨는 남편과 일찍 사별한 뒤 홀로 장사를 해 재산을 모았다.
수년 전 나타나기 시작한 치매 증세가 악화해 지금은 자녀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가 됐지만, 자녀들은 재산 다툼만 할 뿐 김씨를 요양원에 방치해두고 있다.
이에 공직에서 퇴직한 이 모(63) 씨가 후견인이 돼 김 씨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대신 구입하고, 병원비·요양비·세금 등 지출을 관리해 주고 있다. 김씨가 다른 요양원으로 옮길 때는 입원 계약도 대신 해줬다.
서울시는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독거노인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데 따라 한국치매협회와 협약을 맺고 '독거어르신 시민후견 사업'을 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독거노인과 시민후견인을 1대1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후견 계약을 맺고 변호사 공증을 한 뒤 통장 관리, 생활 지원 등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25개 구청을 통해 후견이 필요한 독거노인 117명을 찾았다. 이와 함께 사회참여 의지가 높은 50대 이상 은퇴자들을 시민후견인으로 선발했다.
서울시와 한국치매협회는 오는 31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독거어르신 시민후견인단' 발대식을 열고 시민후견제 출범을 알린다.
이성은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장은 "50대 이상 은퇴세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어르신을 돌보며 보람을 찾고, 독거어르신에게는 꼭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해 어르신 복지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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