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2주만에 또 폭탄테러…알샤바브, 배후 자처
최소 23명 사망·30명 부상…테러범·경찰 대치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주 전 차량 폭탄 테러로 350여명이 숨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28일(현지시간) 또다시 비극이 발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사건 직후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가디슈 번화가에 있는 한 호텔 앞에서 차량 폭발이 일어나 최소 23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
소말리아 보안 병력이 건물 내부에 진입해 수색하는 동안 테러범 1명이 자살폭탄 테러를 터트린 것을 포함해 2차례 폭발이 이어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테러범 5명 중 3명은 사살됐으며, 나머지는 호텔 안으로 도주해 전기를 끊고 수류탄을 던지며 저항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테러범과 교전으로 장관직 1명 등 30명의 시민을 구했다.
그러나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이 셋과 엄마 등 일가족 4명이 사망했고, 의원과 장관을 지낸 소말리아 고위 경찰 관계자도 목숨을 잃었다.
한 목격자는 군복을 입고 무장한 남성 3명 이상이 호텔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DPA통신은 현장에서 총성은 멎었지만, 소말리아 당국이 호텔 내부에서 저항하던 테러범들을 제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며 이번 테러로 최소 2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테러범은 트럭에 장착된 폭발물을 터뜨리기 전 트럭이 고장 난 척하며 호텔 밖에 세우고 정비하는 시늉을 했다고 소말리아 보안 관계자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소속 대원들이 호텔 안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말리아 정부는 2주 전 일어난 폭탄 테러에 대해서도 알샤바브를 배후로 지목했지만, 알샤바브는 이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없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지난번 공격 이후 알샤바브에 대항해 모가디슈를 행진하는 소말리아인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가디슈에서는 지난 14일에도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358명이 사망하고 228명이 부상했다. 이는 소말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상으로도 단일 테러 사건으로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번 공격 이후 모가디슈에서는 수만 명이 시내를 행진하며 알샤바브 규탄 시위를 벌였고, 모하메드 대통령은 알샤바브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소말리아에 주둔하는 아프리카연합(AU) 군대는 오는 2020년까지 철수하고 이후 소말리아군이 안보를 책임질 예정지만, 소말리아군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 미국은 올해 들어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에 대해 20여 차례 무인기 공습을 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잔혹한 단체 중 하나로 꼽혔던 알샤바브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소말리아 중앙 정부의 무능을 틈타 모가디슈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지만 2011년 퇴각한 이후 소말리아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경찰을 겨냥한 폭탄·총기 테러를 일삼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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