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없으니 퇴임시켜달라"…르메이에르 계열사 대표 승소
"명목상 대표…연대보증으로 파산·자격 종료" 주장에 회사 변론 안해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대표가 분양사기로 수감되는 등 악재를 겪은 중견 건설사 르메이에르건설의 경영 난맥상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번에는 계열사 대표가 자신이 '바지사장'이라며 퇴임 소송을 내 승소했다.
2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4부(김미리 부장판사)에 따르면 르메이에르건설 계열사 '르메이에르 스타플러스'(이하 스타플러스)의 대표이사 이모 씨는 자신을 퇴임시켜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퇴임 등기 절차 이행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이씨는 소송을 내면서 자신이 '명목상 사장'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에서 "2010년 5월 회사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했다"며 "(당시) 사내이사 정경태는 과점 주주로서 회사 설립 당시부터 사실상 스타플러스를 운영하던 자였고, 저는 정씨의 부탁으로 취임한 명목상의 대표이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플러스의 모회사인 르메이에르건설이 2008∼2011년 165억원을 대출받을 때 저는 연대보증해 200억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됐고, 이에 부득이하게 파산을 신청해 파산선고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회사와 이사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며 "민법상 위임은 한쪽의 파산으로 종료된다는 규정에 근거해 저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자격은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2015년 10월 22일 파산 선고를 받았고 스타플러스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퇴임 등기를 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올해 8월 소송을 냈다.
피고인 스타플러스 측은 변론에 임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보는 '자백간주 판결'을 내렸다.
르메이에르건설 회장이던 정씨는 상가 분양대금 290여억원을 받아 챙기고, 회사 직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 50여억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돼 지난해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이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스타플러스는 방산물자 수출입업과 건물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1996년 설립됐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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